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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률, 문제는 약탈의 평등정책

2014-12-22 09:32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정부의 단기적 정책성과를 위한 개입, 포퓰리즘 통제가 만연하면, 기업은 위험을 감수하며 혁신과 창조에 나서지 않기 마련이다. 자유가 보장된 환경이 조성될 때, 13척으로 왜함 330척을 쳐부순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과 같은 기업가정신도 발휘 될 수 있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 창조경제의 씨앗들이 싹을 트고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시장의 보복을 부추기는 분열의 철학과 정책을 타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유경제원이 이러한 취지에서 2014년 한 해를 되돌아보고 2015년 새해를 열기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아래 글은 자유경제원의 <분열의 철학, 정책 버리고 성장으로 가자> 특별토론회에서 김정호 프리덤팩토리 대표가 발표한 토론문이다.

 

   
▲ 김정호 프리덤팩토리 대표

한국은 성장이 필요한 나라

한국은 여러 가지 이유로 지속적인 성장이 필요한 나라다. 첫째의 이유는 한국인의 기대 수준이 높은데다가 불만이 많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청년 실업률은 높은데 다른 한편에서는 중소기업들이 사람을 못 뽑고 있는 모순은 높은 기대 수준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한국인의 기대수준은 글로벌 수준을 향하고 있는데 중소기업의 일자리는 10년 전, 20년 전의 수준이기 때문에 청년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려면 중소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해서 글로벌 수준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인 강대국의 틈바귀에 끼여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국은 하루가 다르게 거대해져 가고 있다. 과연 한국이 중국에 대해서 할말을 다 하고 살 수 있을까? 한국이 여기서 멈춘다면 국력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고 중국과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일본이나 미국, 러시아와의 관계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성장은 필요하다. 북한의 체제가 바뀌었을 때 우리가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북한 경제의 건설에 필요한 재원을 도와줄 수 있다. 그럴 수 있어야 북한을 한국 편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성장이 아니라면 그런 재원을 어떻게 만들 수 있겠는가.

   
▲ 자유경제원이 16일 주최한 <분열의 철학, 정책 버리고 성장으로 가자> 특별토론회의 전경 

성장하려는 개인과 기업은 현실에 안주하는 개인과 기업보다 훌륭하다

성장의 주체는 국가가 아니라 개인과 기업이다. 즉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그리고 개별 기업들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소득이 늘어나는 현상이 바로 경제성장이다. 국가 경제의 성장은 개인과 기업의 자발적 성장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이처럼 개인적 차원에서 생각해 보면 성장의 철학이 왜 필요한지 드러난다. 부단히 자신의 발전을 추구하는 사람(또는 기업)과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또는 기업) 그리고 벌어 놓은 돈을 쓰기만 하는 사람 가운데 어느 쪽이 가장 훌륭한가? 필자는 첫 번째의 사람이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기는 하겠지만 필자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첫 번째 타입의 사람들이 많을수록 성장률은 높아진다. 두 번째 유형의 사람이 많아지면 사회는 정체하고, 세 번째 유형의 사람들로 구성된 사회는 뒷걸음질을 면할 수 없다. 그리고 성장하는 사회는 훌륭하다.

성장을 위해 국가가 할 수 있는 일들

성장은 결국 개인과 기업의 성장 노력의 결과이기 때문에 개인과 기업이 원하지 않는다면 성장을 이룰 수 없다. 그리고 현재에 안주하고 싶은 사람, 또는 일하기 싫어서 번 돈을 까먹거나 남에게 얹혀사는 사람들더러 그러지 말라고 강요할 수도 정당성도 없다. 더 열심히 살라고 격려하고 설득할 수는 있겠지만.

성장을 위해서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은 개인과 기업의 성장 노력에 대한 장애물들을 걷어내는 것이다.

제품을 더 많이 팔기 위해 품질을 높이고 원가절감을 통해서 가격을 내리는 것, 새로운 판매자를 찾아서 더 좋은 제품을 더 싼 값에 조달하는 일, 새로운 시설을 만들기 위해서 투자를 유치하는 일 같은 것을 막는 규제들이 대표적인 성장에 대한 장애물들이다. 이런 장애물들을 걷어내는 것이 성장을 위해 국가가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장애물이 사라진 곳에서 성장을 추구하는 개인과 기업들이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 생산성을 높이게 되고 그것이 경제성장이다.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면 돈을 풀거나 재정을 푸는 것은 제대로 된 성장정책이라고 볼 수 없다. 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제제처럼 일시적인 자극 효과를 거둘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개인과 기업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변화가 필요한 산업구조를 현재 상태에 묶어두는 역할만 하게 된다.

   
▲ 청년 실업률은 높은데 왜 중소기업들은 사람을 뽑지 못할까. 현재 대한민국은 실업의 시대다. 사실상 실업자가 300만명에 육박한다. 실질 실업률은 10%에 이른다. /사진=YTN 방송 캡처 

해서는 안 되는 일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많은 것들이 성장을 방해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남의 뒷다리를 잡아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지방 주민들이 수도권이 발전하는 것을 질투해서 수도권에 대한 투자는 금지되고 있다. 조그마한 두부장사가 커서 매출액 1조원이 넘는 기업이 되었는데, 대기업이라면서 더 이상 확장하지 말라고 한다.

그렇게 하는 심정이 이해는 되지만 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잘 나가는 지역, 잘나가는 기업의 뒷다리를 잡기보다 그들에게서 무엇을 배워 자신도 발전할 것인지를 궁리해야 한다.

이것은 소비자들에게도 염치가 없는 일이다. 더 좋은 제품, 더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기업들을 묶어두는 것은 소비자에게 더 안 좋은 제품, 더 높은 가격의 제품을 강요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평등을 원한다면 당신의 것을 나누라

반성장 정책은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때가 많다. 나는 평등에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자기 것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줘서 평등해지는 것, 둘째는 남의 것을 뺏어가져서 평등하게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의 평등정책은 두 번째의 것이기 때문에 평등정책은 성장을 해치고 사회를 부도덕하게 만든다. 나는 평등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평등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면 당신이 돈을 벌어서 그 돈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라. 또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설득하라. 그렇게 하면 성장과 평등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남을 끌어 내려서, 남의 것을 뺏어서 평등하게 만들려하지 말라. 그것은 가난과 갈등으로 향하는 길이다.

   
▲ 자유경제원이 16일 주최한 <분열의 철학, 정책 버리고 성장으로 가자> 특별토론회에서 토론하고 있는 김정호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특임교수, 프리덤팩토리 대표 

성장의 철학을 회복하자

내가 대학 다니던 70년대가 생각난다. 오퍼상을 차리겠다며 친구들과 연구회를 만들어서 공부를 했던 생각이 난다. 대우의 김우중, 율산의 신선호, 제세의 이창우 같은 사람들의 성공이 젊은 우리를 들뜨게 했다. 우리도 뭔가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했다. 필자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 사회 분위기가 그랬다. 그렇게 일을 하고 그렇게 세계로 물건을 팔러 다닌 결과가 한국 경제의 기적적인 성장이었던 것이다.

이제 한국 사회에 그런 분위기는 모두 사라졌다. 스스로 뭔가를 만들고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기보다는 국가에 기대서 살겠다는 시위가 훨씬 더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누군가 성공을 거두기라도 하면 나도 그렇게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그것을 금지해달라며 국회로 달려가는 일이 더욱 자연스러워졌다.

이러다가는 그나마 3% 수준의 성장마저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조만간 퇴보의 길로 들어서지 말라는 법이 없다. 또 다시 강대국의 틈에서 눈치만 보는 그런 민족이 될 수 있다.

우리들 각자가 현실 안주에서 벗어나 발전하고자 하는 각오를 다졌으면 좋겠다. 그런 각오가 사회적 분위기로 승화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열심히 돈을 벌어서 가난한 사람과 나누겠다는 각오를 다졌으면 좋겠다. 그렇게 될 때에 한국은 한 번 더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다. /김정호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특임교수, 프리덤팩토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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