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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 화법’ 김정은, 당대회서 어떤 대외 메시지 낼까

2021-01-06 18:54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평양에서 개막한 제8차 당대회를 진행했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가 6일부터 보도한 8차 당대회는 수일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 신년사를 대체하는 행사인 만큼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렸다.

신문은 이번 당대회 개최 배경을 설명하면서 “대내외 형세의 변화 발전에 미치는 영향에 큰 의의를 가진다”고 했다. 또 신문은 김 위원장이 제기할 문제에 “조국통일 위업과 대외 관계를 진전 문제”를 포함시켰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의 8차 당대회 개회사가 길지 않아도 7차 당대회 때와 비교해서 차별화된 내용이 있다”면서 “사업 총화 내용도 기존 3개 분야를 4개 분야로 나눴고, 남북관계와 국제관계를 구분해 명시했다”고 분석했다.

노동신문은 8차 당대회 개최에 대해 “지금의 간고한 상황에서의 당대회의 소집은 대내외 형세의 변화 발전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나 사회주의 집권당인 우리 당의 투쟁 전망에 있어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특기할 정치적 사변”이라고 밝혔다.

또 김 위원장의 총화 계획에 대해 “제7기 중앙위원회의 사업정형을 성과와 결함을 엄정히 총화하고, 사회주의 건설의 획기적 전진을 위한 투쟁 노선과 전략전술적 방침들 그리고 조국통일 위업과 대외관계를 진전시키고 당사업을 강화 발전시키는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들을 제기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홍 실장은 “7차 당대회 때 김 위원장은 사회주의 건설, 조국통일 위업(남북관계), 세계자주화 위협(국제관계) 3개 분야를 총화했다”며 “하지만 이번엔 사회주의 건설, 조국통일 위업, 대외관계 진전, 당사업 강화 발전이라는 4개 분야를 총화한다고 예고했다. 특히 국제관계 분야와 관련해 기존에 자주성을 강화하던 ‘자주화 위협’이란 말 대신 ‘대외관계 진전’이라고 표현한 점이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지난 5년간 대외관계 진전을 총화하려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세 차례 북미정상간 회동에 대해서도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대외 메시지가 발신될 것이다. 자신들의 비핵화 협상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하는 발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제8차 노동당대회를 진행했다고 노동신문이 6일 전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홍 실장은 “비록 관련 메시지 분량이 짧더라도 의미는 클 가능성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직접적인 메시지를 바로 던지지 않더라도 비핵화 대화 및 협상 여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메시지가 우회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이날 김 위원장이 지난 7기 당대회에서 결정된 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 대해 분석하면서 “국가경제발전 목표가 엄청나게 미달됐다”고 자인하는 등 특유의 솔직한 화법을 보인 점에서 좀 더 선명한 북미대화 의지를 표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보인다. 

이날 김 위원장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면서 “사회주의 건설에서 부단한 새로운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는 우리의 노력과 전진을 방해하고 저애(저해)하는 갖가지 도전은 외부에도, 내부에도 의연히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존하는 첩첩난관을 가장 확실하게, 가장 빨리 돌파하는 묘술은 바로 우리 자체의 힘, 주체적 역량을 백방으로 강화하는데 있다”면서 “우리에게는 이미 이룩한 성과도 귀중할 뿐 아니라 축적된 쓰라린 교훈도 매우 귀중하다. 걸림돌로 되는 결함들을 대담하게 인정하고 다시는 그런 폐단이 반복되지 않게 단호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지난 오류를 과감히 인정하는 화법은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 현장 시찰 때 내부의 부정부패 관행과 비실효적인 정책을 거듭 비판해왔다. 지난해 9월 서해상에서 북측에 의한 우리공무원 피격사건 발생 이후 청와대에 통지문을 보내 파격적으로 사과한 일도 있다.
 
2018년 4월 중국인이 북한관광 도중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위로전문을 보내 “깊이 속죄한다”고 했으며, 최근 서해 피격사건과 관련해선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준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2019년 금강산 시찰 과정에서 김정일 정권에서 추진해온 금상산관광 정책을 “대남 의존 정책”이라고 말하는 등 선대의 정책까지도 비판한 적도 있는 김 위원장이 이번에 심사숙고해왔던 과감한 대외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있다. 

홍민 실장도 “이번에 김 위원장이 지난 북미협상을 평가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좀 더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북미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말하는 등 협상 재개를 촉진하는 발언을 할 가능성도 있어보인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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