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1일 “고난의 시기를 건너고 계신 국민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그러나 새해는 분명히 다른 해가 될 것”이라는 말로 2021년 신년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2021년 키워드로 ‘회복의 해, 포용의 해, 도약의 해’라는 세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7일 신년인사회에서 ‘회복’과 ‘통합’ ‘도약’을 새해 키워드로 제시했지만 이날 ‘통합’ 대신 ‘포용’으로 키워드를 바꿨다. ‘통합’이 전직 대통령 사면 등 정치적으로 해석된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이제는 드디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인다. 불확실성이 많이 걷혀서 이제는 예측하고 전망하며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면서 최근 코로나 확진자 수가 줄어든 상황을 반영해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2021.1.11./사진=청와대
"다음 달 백신 접종 시작, 일상과 경제회복, 새로운 시대 선도국가로 도약"
이어 “올해 우리는 온전히 일상을 회복하고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으로 새로운 시대의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국가경제가 나아지더라도 고용을 회복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입은 타격을 회복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코로나로 더 깊어진 격차를 줄이는 포용적인 회복을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먼저 “마스크에서 해방되는 평범한 일상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것이 급선무이다. 방역의 마지막 고비를 잘 넘기는 것이 우선”이라며 “다음달이면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 우선 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전 국민이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기업이 개발한 치료제 심사도 진행 중이다. 안전성 검사와 허가, 사용과 효과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면서 “백신 자주권 확보를 위해 자체적인 백신 개발도 계속 독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올해 상반기에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며 “이미 우리경제는 지난해 3분기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2년만에 500억 달러를 넘었고, 12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기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2021.1.11./사진=청와대
“경제, 상반기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하게 될 것...주거 문제 낙심 큰 국민께 송구”
특히 문 대통령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정책 역량을 총동원하겠다. 확장적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하고 110조원 규모의 공공과 민간 투자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면서 ▲30조5000억원의 일자리 예산 1분기 중 투입 ▲청년‧어르신‧장애인 일자리 104만개 신설 ▲7월부터 예술인에 이어 특수고용직에 고용보험 적용 확대 ▲모든 어르신과 한부모 가정, 저소득 가구에 생계급여 지급 제도를 지목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주택정책과 관련해선 “주거 문제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죄하고,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 마련을 주저하지 않겠다. 특별히 공급 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 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포스트 코로나’ 대비와 관련해 “한국판 뉴딜이 본격 추진되면 대한민국은 전국 곳곳에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새로운 인재를 육성할 것이며, 새로운 성장동력과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은 국민 삶의 질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경제와 관련해선 “국가지방협력 특별교부세 등을 활용한 재정지원과 함께 규제자유특구를 새롭게 지정해 혁신의 속도를 높이겠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대규모‧초광역 프로젝트를 신속하게 추진하고 생활 SOC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권력기관 개혁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난해 오랜 숙제였던 법제도적인 개혁을 마침내 해냈다. 공정경제 3법과 노동 관련 3법은 경제민주주의를 이뤄낼 것이며,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면서 “모두 오랜 기간 형성된 제도와 관행을 바꾸는 일인 만큼 현장에서 자리 잡기까지 갈등 요소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안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2021.1.11./사진=청와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시사
문 대통령은 이날 신년사에서 공식적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 탄생으로 미국이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시사하고,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당당한 중견국가로서 선진국과 개도국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하며 상생할 수 있도록 ‘가교 국가’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RCEP, 한-인도네시아 CEPA에 이어 필리핀,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과의 FTA에 속도를 높여 신남방, 신북방 국가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또 “중국, 러시아와 진행 중인 서비스 투자 FTA,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메르코수르, 멕시코 등 태평양 동맹과의 협상을 가속화하고 CPTPP 가입도 적극 검토하겠다.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선 코로나 대응에서 협력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기를 희망한다”면서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한-아세안 포괄적 보건의료 협력’을 비롯한 역내 대화에 남북이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남과 북이 함께한 모든 합의, 특히 ‘전쟁 불용’, ‘상호 간 안전보장’, ‘공동번영’의 3대 원칙을 공동이행하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낸다면,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평화·안보·생명공동체’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2021년,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 ‘회복’과 ‘도약’이다. 거기에 ‘포용’을 더하고 싶다. 일상을 되찾고, 경제를 회복하며, 격차를 줄이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대가 끝나고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나아가는 선도국가 도약의 길을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