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와 애플과의 연합군이 '모빌리티 시장'에서 보여줄 혁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가 구축해온 자동차와 관련된 숙련된 기술력과 IT분야에서 보여줬던 애플의 혁신이 하나의 제품으로 만들어졌을 때 보여지는 새로움에 대한 기대다. 더욱이 양사의 최종모델이 자동차를 넘어 새롭게 조명되는 모빌리티 등으로 확대될 것이 전망되며 이같은 기대는 커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2024년까지 자율주행차 생산을 목표로 여러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관련 협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대차와도 초보적인 수준의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선 회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리는 미래도시를 구현해 놓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UAM, PBV, Hub의 축소 모형물. /사진=현대차 제공
애플은 지난 2014년 '프로젝트 타이탄'으로 불리는 자율주행차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전기차 기반 자율주행차 시장 진출에 강한 의욕을 보여왔다. 이에 업계에서는 애플이 그동안 모바일 시장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통해 보여준 기술력과 사업모델 구축 능력을 앞세워 모빌리티 시장에서 새로운 혁신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은 모바일 사업에서 자체 생산설비 없이 해외기업에 생산을 위탁했던 전례가 있던 만큼 전기차 생산에서도 대량생산능력을 갖춘 완성차 업체와 협력이 불가피하다. 현대차로서는 애플과의 제휴가 성사될 경우 단숨에 막대한 생산물량 확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양측의 협의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윤곽이 나오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다양한 업체와 접촉을 시도 중인 애플인 만큼 최종 확정 여부에 대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애플은 기존의 타이탄 프로젝트 철회 이후 2020년부터 다시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을 시작한 점을 감안할 때 현대차 말고도 다른 유수 OEM업체들과도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플의 마크를 달고 출시될 애플카는 미국시장이 주력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현실적으로 미국에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업체가 필요하다. 스마트폰과 달리 직접 및 후방 고용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의 경우 생산의 현지화가 특히 강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마그나와 폭스콘의 경우 위탁생산 공장이 유럽과 대만에 있어 향후 협력관계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 내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가정하에 애플 입장에서는 크게 △전미노조(UAW) 소속이 아니고 △전기차 대량 생산 레퍼런스(reference)가 있어야 되며 △수직계열화를 통해 뛰어난 원가절감능력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를 모두 만족시키는 업체는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애플은 소프트웨어 고도화 및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업체보다 실제로 자동차 제조 기술에 포커스를 맞춰 파트너를 구할 가능성이 크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 UAM 가상이미지. /사진=HMG저널 제공
더욱이 현대차그룹의 경우 현대제철 등 모든 밸류체인에 있어 수직계열화가 되어 있으며, 특히 UAM(도심항공모빌리티)과 수소차 등 장기비전에 있어서는 폭스바겐그룹보다 앞서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용 강판·특수강 까지도 내재화를 한 상황이며, 대부분의 OEM대비 강점 보유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의 경우 수직계결화 구축이 잘된편이나, 실제 전기차 생산 경험에서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타 글로벌 브랜드들 보다 대비 뒤쳐지는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에서 위탁생산이 결정될 경우, 현대차 차종을 위탁생산해 왔던 기아차가 위탁생산을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기아차는 기존부터 현대 싼타페 위탁생산을 담당하고 있고, 현대차의 경우 장기적으로 제네시스 물량 현지화까지도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현대모비스의 경우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폭스바겐컴포넌트와 유사한 역할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파트너십이 결성될 경우 전기차의 핵심인 차량 모듈-배터리 시스템-동력시스템이 일훤화 되어 있는 현대모비스가 핵심 사업자로 부각될 수 있어 현대차와 애플의 협업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현대차와 애플의 협력은 지상위의 모빌리티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애플이 전기차 기반의 자율주행차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미 테슬라가 선전하고 있는 전기차시장을 보고 새로운 사업 진출을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2024년 자율주행차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는 애플이지만 이때가 되면 새로운 혁신을 보였던 애플이라도 특별한 새로움을 보여줄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특히 파격적인 전기차의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온 테슬라가 이미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시기다. 이에 애플에게는 새로운 분야로의 혁신이 절실하다.
이런 의미에서 집중되는 분야는 현대차의 UAM이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의 UAM을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때가 되면 현대차는 더 이상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닌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의 전환에도 진일보된 기반이 마련된다.
애플카 예상 렌더링. /사진=애플인사이더 캡처
이 목표가 완성되며 더 이상 자동차만이 개인의 이동수간으로 활용되는 시기가 아닐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재 지상에서 활용되는 자율주행기술은 변수가 많아 제어가 쉽지 않다. 하지만 하늘길에서는 지상에서의 보다 변수가 현격히 줄어들며 이동수단의 제어가 수월해진다.
이에 애플도 더 큰 미래를 위해 다음시장을 보고 주율주행 분야에 진출하는 만큼 지상이 아닌 하늘길에 대한 포부도 고려해야 된 다는 것이다. 자율주행기술력을 확보하고 양산체계가 구축된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미래모빌리티 솔루션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이런 큰 그림이 그간 혁신을 보여준 애플에게 기대해 볼 수 있는 밑그림이기 때문에 현대차와의 협업을 기대하는 의견도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후발주자 테슬라가 전기차 분야에서 혁신을 보인 상황에서 애플이 차별화된 무언가를 보여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에 지상이 아닌 하늘길까지 고려할 것이라는 계산이 되는 만큼 이를 위해 다양한 업체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고 이중 현대차에 대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