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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코로나19 불평등,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다

2021-01-13 09:15 | 이동건 기자 | ldg@mediapen.com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PD수첩'이 코로나19로 생존에 위협받은 이들의 사연을 전했다.

12일 오후 방송된 MBC 'PD수첩'은 신년기획 '코로나 불평등, 벼랑 끝 사람들' 편으로 꾸며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일 년 가까이 지속하면서 너나없이 먹고사는 문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가진 것이 적은 사람일수록 추락의 위험이 높았다. 그나마 있던 일자리도 사라지고, 모아둔 돈마저 떨어지면 거리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노숙인들이 의지해 온 무료급식소도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문을 닫는 곳이 늘었다.

거리에는 간병일을 하다 일자리를 잃은 할머니가 있었다. 할머니는 자식들이 있지만, 흠이 될까 차마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서울역을 배회하고 있었다.

'PD수첩'은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이용호 씨를 만났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그는 노숙인이었다. 휴대전화 매장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용호 씨는 코로나 2단계 격상으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잃고, 머물던 고시원에서 쫓겨나 노숙을 하게 됐다고. 이후 한 목사의 눈에 띄어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에서 기거하며 봉사활동을 한다고 했다. 그는 노숙하면서 배고픈 고통을 참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일주일 동안 밥 한술 먹지 못한 적도 있다고 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사진=MBC 'PD수첩' 방송 캡처



서울역 앞, 고층 빌딩 사이에는 동자동 쪽방촌이 있다. 이곳은 가난한 이들이 거리로 내몰리기 전, 마지막으로 머무는 곳이라고 한다. 동자동 쪽방촌에는 두 다리를 절단한 박 씨가 살고 있었다. 박 씨는 20년 전 IMF 외환위기 때 사업 실패로 노숙 생활을 하다 두 다리를 잃었다. 두 다리를 절단한 뒤, 고통을 잊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박 씨. 그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희망도 생기고 마음의 안정도 되찾았다. 그러나 노숙 생활로 망가진 육신은 약 없이는 견딜 수 없는 상태.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취약계층들이 적은 비용으로 이용하던 서울시 공공병원들이 모두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기존에 받던 지원 혜택에서 취약계층들이 밀려나게 됐다. 응급 처치를 받을 마땅한 대안이 없는 박 씨는 불안한 밤들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 해가 저무는 연말, 서울역 광장에서는 홈리스 추모제가 열렸다. 2020년 한 해 동안 서울시에서 사망한 홈리스는 최소 295명. 코로나19 뉴스가 광장을 지배하는 사이, 내 집 한 평 갖지 못한 홈리스들은 마치 존재한 적도 없던 것처럼 조용히 잊힌 채 세상을 떠났다.

'PD수첩' 제작진은 한 노숙인과 함께 홈리스 지원센터를 찾았다. 혜택을 몰라 받지 못했던 한 노숙인은 임시 주거 지원과 기초생활수급을 받을 수 있다는 반가운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기초생활수급비 중 주거급여로 받는 돈은 약 25만원, 구할 수 있는 집은 쪽방뿐이었다.

쪽방도 사정이 좋지는 않았다. 오랜 세월 가난한 사람들의 보금자리였던 양동 쪽방촌. 이곳에는 이제 몇 집이 남지 않았다. 이 일대가 재개발 허가가 나면서 방을 비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이들은 막막하기만 하다.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코로나19 감염의 불안과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가혹하며 재난이 닥쳤을 때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빈부격차의 민낯은 더욱 선명해졌다. 마지막으로 'PD수첩'은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수록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더 심각한 위협이 닥칠 것이라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PD수첩'은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40분에 방송된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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