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12일 담화를 내고 앞서 합동참모본부가 북의 열병식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힌 것을 맹비난했다.
김여정은 담화에서 "이 지구상에는 200여개의 나라가 있다지만 남의 집 경축행사에 대해 군사기관이 나서서 정황포착이니, 정밀추적이니 하는 표현을 써가며 적대적 경각심을 표출하는 것은 유독 남조선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합참은 지난 11일 "우리 군은 북한이 어제 심야시간대에 김일성 광장에서 당대회 관련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한미 정보당국은 동 활동이 본 행사 또는 예행연습일 가능성을 포함해 정밀 추적 중에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김여정은 "남조선 당국이 품고 있는 동족에 대한 적의적 시각에 대한 숨김없는 표현이라 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것이 아니라면 아마도 평양의 경축행사에 남보다 관심이 높다든가 그 또한 아니라면 우리의 열병식 행사마저도 두려워 떨리는 모양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우리가 수도에서 그 누구를 겨냥하여 군사연습을 한 것도 아니고 그 무엇을 날려 보내려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남의 집안 동정을 살피는가 하는 것이다"라며 "그 동네사람들은 참으로 리해하기 힘든 기괴한 족속들이다"라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세상사람 웃길 짓만 골라하는데 세계적으로 처신머리 골라할 줄 모르는데 서는 둘째로 가라면 섭섭해할 특등 머저리들이다"라며 "언제인가도 내가 말했지만 이런 것들도 꼭 후에는 계산이 돼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사진=연합뉴스
김여정의 이날 담화 발표는 그가 이번 제8차 당대회에서 공식 직책이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낮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대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
정성장 윌슨센터 연구위원 겸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8차 당대회에서 발표한 138명의 당중앙위원회 위원 명단이 공식 서열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고 복잡한 기준에 의해 작성되어 있기는 하지만, 김여정의 이름은 조용원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의 세 번째 뒤에, 박태성 선전선동 담당 비서 바로 다음에, 그리고 리영식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김성남 당중앙위원회 국제부장보다 앞에 호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성장 위원은 "따라서 그가 8차 당대회에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의 실질적인 위상이 낮아졌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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