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전세 거래가 줄어들고 있고 월세·준전세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시행된 임대차 2법(이하 임대차법) 영향으로 시장에 전세 매물 잠김 현상이 일어남에 따라 전세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월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향후 전세 소멸과 함께 월세가 폭증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제공하는 계약일 기준 부동산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전세 거래는 9315건, 11월 6930건, 12월 5890건으로 거래량이 지속해서 줄어들었다.
그러나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하는 준전세 거래는 10월 1724건에서 11월 2603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월세 거래도 3832건에서 4516건으로 늘었다.
전세 거래량은 2020년 10월 9315건으로, 2018년 같은 달 1만1767건보다 2452건 줄어들었다. 11월은 2716건, 12월은 4888건으로 2년 전과 비교해 감소세가 점점 확대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임대차법의 영향으로 전세 시장에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계약갱신에 실패한 임차인들이 월세나 반전세 등으로 전환하는 수치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해외처럼 전세의 종말을 맞을 것으로 전망한다. 전세매물 품귀에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아지면서 사실상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만 전세 계약이 가능해지고 있어서다.
실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0.9%로,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2017년 12월 75.3%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이어왔다. 전셋값보다 아파트값이 더 빠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대차2법이 시행된 7월을 기점으로 전세가율은 상승 반전했다. 전세가율은 지난 7, 8월 70.2%에서 바닥을 짚고 △9월 70.4% △10월 70.6% △11월 70.8% △12월 70.9%로 상승세다.
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으로 기존 세입자는 혜택을 봤지만, 신규 세입자의 경우 매물 부족 탓에 전셋값 상승에 속수무책이다. 이에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같은 기간 4.83% 올라, 매맷값 상승률(3.75%)을 웃돌았다.
특히 서울의 경우 같은 기간 아파트값은 1.36% 오른 반면 전셋값은 2배 가까운 3.52% 상승했다.
아울러 올해에도 전세난은 지속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 전국 전세수급동향지수는 120.2로, 기준치(100)을 웃돌고 있다. 이 지수는 해당 지역의 공급 수요 상황을 0~200 사이로 점수화한 것인데, 100보다 높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이다.
전세 수급 불안은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매매-전세 격차를 줄여 다시 매매시장에 가수요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새해에도 전세의 월세화 속도가 빠르고, 임대차 시장은 혼란의 연속이 될 것"이라며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