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민규 기자]더불어민주당은 19일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를 열고 뒤늦게 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선거를 앞두고 '속앓이'였다. 야권 후보들에게 가장 경쟁력 있는 상대로 평가받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고민만 할 뿐 출마 결심을 내놓지 않아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야권에서는 대권주자급을 비롯해 12명의 후보자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벌써부터 후보 단일화 논쟁까지 뜨거운 반면 민주당은 아직 구체적인 경선 일정조차 확정하지 않았다.
이에 박 장관이 출마 결심에 뜸을 들이자 당내 일각에서는 '제3의 후보'를 출마시켜 후보군을 넓혀야 경선을 흥행시키고 주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김동연 전 부총리 카드가 거론됐다.
하지만 김 부총리는 18일 "이번에 서울시장 출마 권유와 요청을 여러 곳, 여러 갈래로부터 받았다”며 “지난 번 총선 때보다 강한 요청들이어서 그만큼 고민도 컸다"면서도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더 성찰하고 대안을 찾는 고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언론에 이런저런 보도가 되기 훨씬 전에 이미 거절의 의사를 분명하게 전했다"고 결국 거절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장관이 이번 주 내에 장관직을 사퇴하고 출마를 공식화할 전망이라고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20일 5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이 높은 박 장관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농림축산식품부·문화체육관광부·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유력한 교체 대상이다.
이번 개각이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일정과 맞물려 있어, 박 장관의 일정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한 문 대통령은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논란이 됐던 '민주당 당헌 개정'과 관련해 "헌법이 국민의 뜻에 따라 개정될 수 있듯이 당헌도 제가 대표 시절 만든 것이라고 해도 신성시될 수 없다"며 "당헌은 종이 문서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당원들의 전체 의사가 당헌이라고 볼 수 있다"며 민주당의 이번 서울과 부산 보궐선거 참여를 두둔했다.
민주당이 보궐 선거에 후보자를 낼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면서 박 장관이 감수해야 할 부담감을 덜어주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본격적인 보궐선거 준비에 돌입한 가운데 서울시장 경선에는 한 달여 동안 '나홀로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우상호 의원과 박 장관의 양강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장관은 아직까지 명확한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과 SNS를 이용한 소통, '소상공인 버팀목자금' 집행 상황을 챙기는 등 유권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중소벤처기업부
박 장관은 전날 오후 서울 송파구에서 열린 '우아한형제들 자상한기업 업무협약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마 곧 결정이 될 것"이라며 "제 맘대로 할 수 없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보궐선거 출마 여부를 곧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장 후보로 계속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서 "아마도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 갑자기 나가게 됐긴 했지만, 이후 10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저와 서울시를 연결해 생각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민주당 대변인은 일각에서 민주당이 뒤늦은 선거 준비에 나섰다는 목소리에 대해 "얼마큼 준비된 후보가 알차게 준비가 되어서 경쟁구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당 입장에서는 준비된 후보들이 본격적인 대결 구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전환의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당도 아주 세밀하게 정책과 당내에서 경선 기반을 만들어 내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고 답했다.
또한 박 장관 출마와 관련해서는 "나오셔야겠죠. 그동안 시대의 요구와 당의 요구들을 외면하진 않으셨던 분"이라며 "그만큼 준비가 잘 되어 있는 분이시고 앞으로는 시점만 남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박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