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 민심이 심상치 않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으로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이미 야당이 이긴 선거’로 인식됐지만, 현격히 열세이던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당 지지율을 따라잡으면서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분위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8~20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10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34.5%를 기록, 국민의힘(29.9%)을 오차범위 내로 따라잡았다.
아직 여권 후보들의 개별 지지율은 국민의힘 후보인 박형준 동아대 교수와 이언주 전 의원에 비해 낮지만, 당 지지율이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충분히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를 감안한 듯 이낙연 대표도 지난 21일 부산을 방문해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보고 특별법 추진에 대한 의사를 밝히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그는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있는 힘을 다해 가덕도 신공항의 조기착공과 조기완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2월 임시국회 회기 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처리를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가덕도신공항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만 지지율 상승 추세를 반기면서도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이 대표는 정책 엑스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노력하기에 따라 더 많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는 점에서 감사하다”면서도 “민심은 출렁거리는 것이기 때문에 일희일비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아직 보궐선거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역전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2월 임시국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처리되고 본격적인 경선 분위기가 잡히면 후보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상당한 격차를 보였던 당 지지율이 역전되자 ‘빨간불이 켜졌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부산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부산 홀대론’까지 제기됐다.
부산의 3선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중앙당이 부산 보궐선거에 대한 무관심을 넘어 손을 놓고 있는 느낌을 준다”고 지적한 뒤 “국민의힘에서 부산은 이미 이건 것으로 간주해 '찬밥신세'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반김종인 정서가 심각한 실정”이라고 지역 민심을 전했다.
실제 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지역 민심을 다독이는 동안 국민의힘은 대구·경북지역 의원과 부산·경남지역 의원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아직까지 당의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에 대해 “중요한 것은 부산의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는 것”이라면서 “그중 하나에 가덕도 (신공항 문제)가 들어가는 것이고 그걸로 부산 경제가 확 달라지고 그럴 거라 생각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020년 11월 11일 국가균형발전 및 지역경제발전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부산 북항개발 현장을 방문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여기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철수’라는 변수가 등장하자 당 지도부가 선거전략의 우선순위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둔 측면도 있다. 후보단일화 변수 등 서울의 선거 판세를 고려해 부산시장 경선 룰까지 변경한 게 대표적인 예다.
이를 두고 박민식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서울과 부산의 선거상황이 너무나 판이하기 때문에 맞춤형으로 경선룰을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부산은 서울의 부속품이 아니다”라고 공개적으로 반발하기도 했다.
부산 민심이 심상치 않자 김 위원장은 부산행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여론이 그렇게 금방 변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루이틀사이에 몇 퍼센트 변했다고 해서 거기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음력설 전에 (부산에) 한번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