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일반 청약 후 계약 취소 물량 등에 대해 무순위로 접수 받는 이른바 '줍줍 청약'이 이르면 3월부터 사라진다. 기회는 해당 지역의 무주택자들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22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그래도 현금부자만 혜택 받는다", "애초에 줍줍 청약이 비합리적이었다"라는 등의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현행 무순위 ‘줍줍 청약’은 청약통장 보유나 무주택 여부 등에 특별한 자격 제한 없이 19세 이상이면 전국 누구나 청약을 할 수 있으며 재당첨 제한도 없었다. 지난달 29일 실시된 서울 은평구 'DMC파인시티자이' 미계약 잔여 물량 59㎡ 1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는 총 29만8000여명이 몰려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토부는 기존 '지역제한 없는 성년자' 자격을 '해당 주택 건설지역(시·군)의 무주택 세대구성원인 성년자'로 변경한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에게 공급기회를 확대하기 위함이다.
또 무순위 물량이 투기과열, 조정대상 등 규제지역에서 공급된 경우, 일반 청약과 동일하게 재당첨 제한을 적용할 방침이다. 청약 통장이 없어도 된다는 점은 유지된다.
무순위 청약은 경쟁률뿐만 아니라 재산 증식 면에서도 '로또' 급이라는 평을 받아왔다. 공급 시점의 비교적 저렴한 분양가로 계약한 후 주변 시세로 다시 매매할 경우 수억원 상당의 시세 차액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DMC파인시티자이의 경우 분양 당시 인근 단지의 시세와 비교했을 때 분양가가 약 5~6억원 낮았다.
이에 대해 수요자들의 반응은 갈리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의 한 수요자는 "대출도 어려운 상황이라 '줍줍'은 현금 부자들이 노리곤 했는데, 아파트가 지어지는 해당 지역의 '대규모 현금을 보유한 무주택자'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당첨자를 발표한 DMC파인시티자이 무순위 청약의 첫 당첨자 20대 여성 김모씨는 짧은 시간 안에 계약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하며 화재가 됐다. 김씨는 당첨 당일까지 1억519만원의 계약금을 납부해야 했다. 이 당첨자는 결국 계약을 포기하고 예비 당첨자에게 기회를 넘겼다.
다른 한 수요자는 애초에 현행 무순위 청약이 비합리적인 제도라며 ’줍줍 청약‘의 폐지를 반겼다. 그는 "무순위 청약 관련 법안은 진작 개정해야 할 부분이었다"라며 "내 집 마련이 하늘의 별따기가 된 상황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극소량의 물량 추첨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희망고문이며 차라리 해당 지역 무주택자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와 함께 이번 개정안으로 분양 시 발코니 확장을 빌미로 수요자가 원치 않는 다른 옵션을 강매하는 '끼워팔기'도 금지된다.
이는 일부 건설사가 발코니 확장과 다른 추가선택품목을 통합해 선택사항으로 제시한 후 통합된 발코니를 선택하는 경우만 발코니 확장을 허용하고 미 선택 시 계약을 거부하는 등 수요자들의 선택권을 제약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공급되는 모든 주택에 대해 추가선택품목이 개별품목 별로 구분 제시되며 둘 이상의 추가선택품목을 일괄해 선택하게 할 수 없도록 관련 규정이 신설된다.
국토부는 이에 대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승인권자(시장·군수·구청장)가 입주자 모집 승인 시 추가선택 품목의 개별제시 여부를 확인하도록 할 방침이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