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2부리그 최하위팀 위컴을 잡기 위해서는 손흥민 등 주전들의 교체 투입이 필요했다.
토트넘은 26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하이위컴의 아담스 파크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라운드(32강전)에서 위컴 원더러스(2부리그 챔피언십 소속)에 4-1로 역전승을 거뒀다. 후반 막판 해리 윙크스가 역전 결승골을 넣고 탕귀 은돔벨레가 2골을 터뜨려 얻어낸 승리였다.
선발에서 빠졌던 손흥민은 후반 교체 투입돼 도움 1개를 올리며 토트넘의 16강 진출에 기여했다. 시즌 10호 도움이었다.
3골 차 스코어로 보면 토트넘의 화끈한 승리 같지만, 사실 토트넘은 전반 진땀을 흘렸다. 주전들에게 휴식을 주고, 출전을 많이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1.5군으로 선발을 꾸렸다가 선제골을 내주며 전반을 힘들게 1-1로 마쳤다. 후반 정예 멤버들을 줄줄이 교체 투입하고서야 경기력을 되찾아 막판 몰아넣기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토트넘은 4년 전인 2017년 1월 29일 역시 FA컵 32강전에서 위컴을 만나 승리한 바 있다. 당시 위컴은 4부리그 소속이었는데, 방심한 토트넘은 고전 끝에 손흥민의 결승골 포함 2골 활약으로 4-3으로 힘겹게 이긴 바 있다.
비슷한 상황이 4년 만에 재연됐다. 토트넘은 객관적 전력상 손쉬운 상대인 위컴을 맞아 손흥민을 비롯해 해리 케인,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세르히오 레길론, 탕귀 은돔벨레, 위고 요리스 등 주전들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대신 가레스 베일, 카를로스 비니시우스, 해리 윙크스, 루카스 모우라, 조 하트(골키퍼) 등을 선발로 내세웠다.
그 결과는 '전반 고전'이었다. 토트넘은 볼 점유율 7대3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으나 오히려 위컴에 먼저 골을 내줬다. 전반 25분 측면 수비가 뚫리면서 크로스 기회를 줬고, 프레드 온예딘마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토트넘은 골 운도 따르지 않았다. 무사 시소코, 탕강가의 슛이 잇따라 골대를 맞았다. 답답하게 끌려가던 토트넘은 전반 추가 시간 모우라의 크로스를 베일이 방향을 슬쩍 바꿔 동점골을 넣으며 1-1로 겨우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체면이 상한 토트넘은 후반 들어 주전들을 줄줄이 교체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후반 시작하며 중원의 핵 호이비에르를 투입했다. 동점 상황이 이어지자 후반 13분 케인(비니시우스 아웃)이 들어갔고, 23분에는 모우라와 라멜라가 빠지고 손흥민과 은돔벨레가 동시 투입됐다.
주전들이 뛰자 토트넘 공격이 활기를 띠었다. 손흥민은 투입 후 4분 만에 좌측 수비를 무너뜨리고 기습적인 슈팅을 때렸는데 살짝 빗나갔다. 후반 35분에는 골문 앞에서 좋은 슛 기회가 있었지만 볼이 뜨고 말았다.
계속 몰아붙이던 토트넘이 막판 소나기골을 퍼부었다. 후반 40분 케인의 슛이 튕겨나오자 윙크스가 왼발 중거리슛으로 위컴의 골문을 뚫으며 2-1 리드를 안겼다.
후반 43분에는 손흥민의 도움에 의한 추가골이 나왔다. 손흥민이 왼쪽에서 수비를 끌어들인 후 반대편 은돔벨레에게 패스를 찔러줬다. 은돔벨레는 침착하게 논스톱 슛으로 승리를 확정짓는 골을 뽑아냈다.
이어 은돔벨레가 추가시간 개인기로 한 골을 더 보태며 결과적으로는 토트넘이 4-1 대승으로 경기를 끝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