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상준 기자]자동차 제작에 필요한 반도체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생겨 국내 판매 중인 수입차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 제타 2021/사진=폭스바겐코리아 제공
26일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그룹, 다임러, 포드, 지프 등 완성차 업체 차량 제작에 필요한 반도체가 턱없이 부족해 공장 셧다운, 생산 감축 등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을 제외한 독일,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대부분이 영향을 받고 있다. 해당 국가의 차량은 국내 판매 중인 주요 수입차 브랜드이기 때문에 향후 물량 수급, 차량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자동차 한 대 제작에 들어가는 반도체 개수는 약 200개로 최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비롯해 고도화된 전자 기술이 탑재됨에 따라 반도체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2021 포드 익스플로러/사진=포드코리아 제공
아울러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제조사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생산량이 줄자, 차량용 반도체 대신 가전, 스마트폰, PC 관련 반도체 생산을 늘렸고 해당 여파가 현재 품귀현상에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자동차 반도체 부족 현상이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으리라고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소 6개월 이상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독일 미국 등 각국 정부는 자동차 반도체 제작에 주도권을 쥐고 있는 대만 TSMC에 시급한 제작을 요청하고 있지만, 제작 공정상 빠르게 출하량을 늘릴 수 없어 2분기에는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용 반도체가 품귀현상을 빚자, 관련 파운드리 업체들은 반도체 단가를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자동차 반도체 세계 2위 기업 네덜란드 NXP와 3위 일본 르네사스 테크놀러지가 최소 10% 이상 반도체 가격을 높이기 위한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최대 20%까지 가격 인상을 목표로 하고 있어, 완성차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반도체 부족으로 국내 차량 수급에 문제가 빚어지면 구매를 대기하는 소비자가 적체되고, 그 여파로 수입차 업체들의 판매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물량이 부족해 지면, 대기자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입차 할인 폭도 그만큼 줄어들 게 돼 실질적인 차량 구매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업계에서는 수입차 구매에 따르는 실비용이 올라가고, 물량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소비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연간 수입차 판매 27만대를 돌파하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가 급반등 돼 올해 저조한 실적이 나올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에서 반도체 수급 차질로 생산 물량을 조절한다고 알려 왔다”며 “2분기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3분기에는 계획된 물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작년 호실적을 바탕으로 본사에 더 많은 물량을 요청했고, 세일즈 분야도 목표치를 상향했는데,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며 “물량 부족이 지속되면 차량 수입 단가도 비싸지고 국내 판매 가격도 올라갈 것으로 보여 적절한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