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현대자동차가 올해 공격적인 행보로 반등을 노린다.
현대차는 올해 코로나19 영향 장기화와 비우호적인 환율 등이 걱정되지만 제네시스 브랜드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지난해 대비 매출을 14~15%가량 끌어올린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더불어 투자도 확대해 미래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 E-GMP가 최초로 적용되는 아이오닉5 티저이미지.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지난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IFRS 연결 기준 지난해 연간 판매 374만4737대, 매출액 103조9976억원(자동차부문 80조5773억원), 영업이익 2조781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판매는 15.4% 줄었고,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22.9% 각각 감소했다.
현대차는 투자자 신뢰 구축 및 투명성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새로 도입한 연간 실적 가이던스에서 전년 대비 11.1% 증가한 416만대 판매와 자동차부문 매출액 14~15% 확대, 영업이익률 4~5%를 제시했다.
이 목표대로라면 자동차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80조원 수준에서 90조원대로 오르고, 전체 영업이익은 5조원 이상으로 지난해 대비 두 배 가량으로 확대된다.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플랫폼 공용화를 통한 원가절감에 더해 올해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통한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 제네시스 판매 확대를 통한 수익성 제고 등이 필수적이다.
서강현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3세대 플랫폼 모델 판매 확대로 인한 공용화 효과 확대, E-GMP 플랫폼 적용에 따른 전동화 부품 재료비 절감, 해외 현지화 확대 등 다양한 원가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지속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신형 투싼 등 SU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을 이어가고, 신차 중심 판매로 코로나 이후 판매 회복기 점유율 확대를 지속해 갈 것"이라며 "특히 제네시스 판매를 지속 확대하고 북미에 GV70을 하반기에 본격 판매하는 등 제네시스 수익성 확보를 주도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총 4개의 전기차 라인업을 국내외 시장에 출시한다. 중국 전용 모델인 미스트라EV를 시작으로 3월 말경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첫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5를 유럽에 선보인다. 아이오닉5는 이후 한국과 미국 시장에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아이오닉5를 유럽에서 먼저 출시하는 것은 유럽의 연비규제 대응이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 브랜드에서도 G80을 베이스로 한 전기차와 함께 E-GMP를 적용한 소형SUV 전기차 JW(프로젝트명)도 출시계획이다.
아이오닉5의 경우 전기차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는 크게 기여하겠지만 당장 수익성에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전망이다.
서강현 재경본부장은 "아이오닉 5 출시로 인한 전기차 판매 확대는 단기적 수익성에 부담이 될 것이다"며 "중장기 전동화 리더십 확보를 위한 선제적 투자의 일환으로 앞으로 전기차 전용 부품 재료비 혁신과 수익 창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전기차 판매 목표도 공격적으로 내세웠다. 현대차는 지난해에 전년 대비 55% 증가한 10만대 정도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높은 실적을 보인 것이다. 이런 현대차는 올해는 전년 대비 60% 증가한 16만대를 판매목표로 세웠다.
새롭게 출시되는 아이오닉5와 코나EV를 바탕으로 올해도 유럽 연비규제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수익성을 높여줄 고가 라인업을 갖춘 제네시스의 글로벌 판매량 확대도 현대차의 반등에 있어 중요한 과제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제네시스는 지난해 신형 G80와 제네시스 첫 SUV인 GV80 출시를 통해 2019년 대비 46% 증가한 12만8000대를 판매했다"면서 "올해 제네시스는 2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G80, GV80 글로벌 런칭 및 GV70 본격 판매 시작으로 2020년 대비 55%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력 시장 중 하나인 미국 시장 공략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현대차 최초의 픽업트럭인 싼타크루즈가 출시된다.
구자용 전무는 "지난해 미국의 산업수요가 15% 감소한 가운데 현대차 판매는 10%가량 줄어 점유율은 전년도 4.2%에서 4.4%로 상승했다"면서 "이는 팰리세이드, 코나, 베뉴 등 SUV 판매가 전년 대비 10%가까이 상승했기 때문이며, 이 결과 SUV 비중도 전년 52%에서 63%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시장 전략을 '판매와 수익성의 균형적인 성장' 및 '제네시스 라인업 강화와 친환경차 모델 확대를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로 제시했다.
구자용 전무는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출시한 GV80과 G80 신차에 이어 1분기에 투싼 신차를 출시해 점유율 상승세를 이어 나갈 계획이며, 신형 투싼의 경우 SUV의 공급 증대를 위해 미국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2015년 북미오토쇼에서 처음 공개했던 픽업 콘셉트카 싼타크루즈가 올해 하반기 미국시장에 정식 대뷔한다. /사진=현대차 제공
또, 2분기에는 제네시스의 두번째 SUV인 GV70을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픽업트럭 싼타크루즈와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를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구자용 전무는 "다양한 라인업의 신차 출시를 통해 올해 미국시장에서 전년 대비 약 13% 증가한 72만대를 판매하고, 점유율은 0.4%포인트 증가한 4.8%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래 성장 지속을 위한 투자계획도 공격적으로 설정했다. 올해 설비투자(CAPEX) 4조5000억원, R&D 투자 3조5000억원, 전략 투자 9000억원 등 총 8조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설비투자는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 등에 쓰이며, R&D 투자는 전동화 경쟁력 확보, 전략 투자는 미래사업 기반 확충 등에 투입된다.
서강현 부사장은 "중장기 성장기반 구축을 위한 선도적 기술 리더십 확보와 미래사업 육성은 현대차의 최우선 과제"라며 "이를 위해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투자는 8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 이상 확대됐고, 올해 투자 목표 역시 지난해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올해 투자목표는 전년 대비 6%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서강현 부사장은 "올해까지는 투자가 수익성 회복 속도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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