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명회 기자] 사상 최초로 3200선을 돌파하며 욱일승천하던 코스피가 최근 2%가 넘는 등락폭을 넘나드는 등 롤러코스터급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1400선대까지 밀려났다가 이후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 매수에 수직상승했다. 과거 몇 차례의 위기 때마다 주가가 급락했지만 이내 다시 회복하는 움직임을 보였던 사례를 투자자들이 학습효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정책으로 규제가 강해지자 투자처를 잃은 자금들이 증시로 유입됐다. 또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면서까지 막대한 돈을 시중에 풀면서 유동성이 급속히 확대됐다.
투자금이 없어도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에 나서는 사람들도 급속히 늘었다.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25일 기준으로 사상최고치인 21조6331억원에 달했다. 마이너스통장 등 가계대출을 받아 주식투자에 나서는 개미들까지 포함하면 빚투 규모는 더욱 커진다.
그 결과 올해 초 3000을 넘은 코스피는 같은 날 3200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후반부터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이를 무색하게 만든 것이다. 이제는 전 국민이 주식투자에 나서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랬던 코스피가 이후 수상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6일 2.14%가 급락했고, 27일에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오전 1.34%오르며 전날의 하락폭을 소폭이나 만회하는가 싶더니 이내 차익 매물이 출회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고 시간이 지나면서 낙폭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코스피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밸류에이션 부담을 선물 매매로 해지하는 가운데 코스피 포트폴리오에 있어서도 급등한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기관투자가들도 환매압력에 따른 매도세가 나오고 있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은 한국 주식 비중 괴리가 발생하면서 매도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한마디로 국내 주식시장이 이미 상당부분 고평가됐다는 얘기다. 이제는 투자자들이 조심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빚투에 나섰다면 서서히 정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실제 한국판 공포지수로 불리는 V-KOSPI(변동성지수)는 지난해말 22.09에서 이달 21일 30.63으로 8.54포인트나 높아졌다.
V-KOSPI는 2009년 4월 처음 발표된 지수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시장에서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을수록 지수가 올라간다.
이런 가운데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주식시장에서 특정 후보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회사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일부 후보의 테마주로 평가되는 한 회사는 최근 일주일새 50% 넘게 뛰어오르기도 했다. 후보들의 대학 동문이 대표라거나 종친, 한때 연을 맺은 적이 있다고 하는 것 등이 대부분인데 이런 연결고리에 투자자들의 휩쓸리는 것이다.
기업의 실적과 상관없이 주가가 급등하는 것은 쉽게 꺼지는 경향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 자칫 폭탄 돌리기식 투자에 피해자로 남게 된다. 더군다나 개인과 기관·외국인 간에 정보 수집 능력의 비대칭이 크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일부 증권사들은 최근 몇 일간의 코스피 하락을 두고 단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 성격으로 장기적인 방향성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아직 유동성이 풍부하고 기업들의 이익추정치 역시 상향조정됐다는 점을 들고 있다. 아직 투자환경이 양호하단다.
하지만 내일의 주가는 아무도 모른다. 투자환경이 양호하더라도 주변 상황이 갑자기 돌변하게 되면 주가는 곧바로 영향을 받는다. 투자는 자기 책임하에서 이뤄져야 한다.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때이다.
[미디어펜=김명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