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이 우선적으로 백신을 맞는다.
접종은 국립중앙의료원 예방접종센터에서 시행되며 이후 접종센터를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백신 도입 시기와 물량이 유동적인 만큼 개인이 종류를 선택할 수는 없다. 접종 시작 시기는 내달 마지막주로 예상되며, 어떤 회사의 백신이 먼저 들어오는지는 내달 초 공개된다.
정부는 28일 이러한 내용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백신 접종 순서는 감염병 전담병원과 생활치료센터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 5만명이 가장 먼저 접종을 받는다.
이어 1분기 요양병원 입소자와 종사자, 2분기 65세 이상 노인, 3분기 기저질환이 있는 19∼64세 성인 등 3200만~3600만명이 우선접종대상자가 된다.
접종 장소는 국립중앙의료원 예방접종센터에 이어 순천향대 천안병원, 조선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에 권역별 거점 접종센터를 마련한다. 4곳 이외에 각 시도별로 접종센터를 1곳 이상 추가해 총 21곳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의료기관별 자체 접종도 이뤄질 전망이다. 요양시설 내 거동이 불편한 입소자는 방문 접종으로 이뤄진다.
정부는 "의료·방역체계 유지, 중증 진행 위험, 코로나19 전파 특성 등을 고려해 예방접종 순서를 정했다"며 "올해 9월까지 전 국민 1차 접종을 완료하고 11월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접종대상자가 어떤 백신을 맞을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1분기 공급되는 물량이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백신인 만큼 화이자 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정부는 백신 물량 확보와 관련해선 2월초 가닥이 잡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접종 이후 하반기부터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이 시행된다. 3분기부터 만성질환자와 성인(19∼64세) 등을 대상으로 접종이 시행되고, 4분기부터는 2차 접종과 미접종자에 대한 접종이 진행된다.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은 접종 순위가 마지막으로 조정된다.
정부는 유통관리체계 구축(SK바이오사이언스), 초저온 냉동고 확충(대한과학, 일신바이오베이스,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을 위한 민간업체와의 계약을 체결해 단계별 사전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이러한 계획 일정이 코로나19 백신 도입 일정과 물량 변화에 따라 에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수정될 수도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내달 1일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 누리집을 통해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이와함께 오는 3월부터는 예방접종 예약서비스 등을 확대할 예정이다. 4월부터는 국민비서서비스(행안부)와의 연계를 통해 예방접종시기, 장소, 유의사항도 사전 안내한다.
백신 종류에 따라 접종 기관도 다르다.
화이자와 모더나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은 접종센터를 통해 접종을 시행한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내외,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를 유지해야하는 콜드체인(초저온물류)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일반 냉장 온도로 유통이 가능하게 바이러스 벡터 방식으로 개발된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은 1만 곳의 민간 의료기관을 통해 접종이 시행된다.
정부는 접종센터에는 약 6000명, 일반 의료기관에는 약 2만5000명의 의료·행정 인력을 배치할 방침이다.
백신이 담긴 박스가 트럭에 적재된 모습./사진=UPS 제공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심사 중...오는 31일 검증자문단 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에 대한 허가심사를 진행 중이다. 최근 화이자 백신 품목허가 심사에 착수했으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서는 오는 31일 검증 자문단 회의를 연다. 얀센 백신은 업체에서 사전 제출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전검토를 하고 있다.
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허가 절차로 검증 자문단,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최종점검위원회 3중 자문을 거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개발된 백신 중 가장 먼저 국내 심사에 착수한 만큼 식약처의 자문을 거쳐 내달 중 허가가 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위탁생산을 맡아 국내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백신 구매 계약을 확정한 백신은 총 5600만 명분이다.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 명분, 얀센 600만 명분, 화이자 1000만 명분, 모더나 2000만 명분, 국제 백신 공동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 1000만 명분 등이다. 노바백스 2000만 명분 추가 확보를 위한 협상은 진행 중이다.
국산 백신 개발은 해외 제약사에 비해 더딘 상황이다.
국산 코로나19 백신으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합성항원(유전자재조합)백신과 제넥신의 DNA백신, 진원 생명과학의 DNA백신 총 3종이 있다.
제넥신은 후보물질 'GX-19'을 'GX-19N'로 변경해 임상시험을 다시 시작했다. 제넥신은 올해 중순 초기 임상 결과를 도출하고 하반기까지 임상 3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그러나 임상 1상부터 다시 시작하는 만큼 개발 성공 시기는 더욱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1월 백신 후보물질인 'NBP2001'로 임상 1상 시험에 돌입했다. 진원생명과학과 셀리드는 지난해 12월 임상1/2a상을 나란히 승인받았다.
이대로라면 백신 개발은 올해를 넘겨야 가능한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따라서 향후 1~2년은 해외 수입으로 의존해야할 전망이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