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오는 3월 15일 종료 예정이던 공매도 금지 조치가 한 달 반 추가로 연장됐지만,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반쪽짜리 포퓰리즘적 정책'이라며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공매도 부분적 재개 관련 내용을 발표하는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제1차 임시회의를 열어 공매도 금지 기한을 오는 5월 2일까지 한 차례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해 3월 16일부터 시행된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는 1년 2개월간 이어지게 됐다. 공매도 금지 기간이 1년을 넘어서는 건 사상 처음이다.
금융위 결정에 따라 금지 기한 이튿날인 5월 3일부터 코스피200·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종목 등 대형주에 대해 공매도가 부분적으로 재개될 예정이다. 코스피 917개 종목 중 200개 종목(22%), 코스닥 1470개 종목 중 150개 종목(10%)에 대한 공매도가 가능해진다.
이 밖에 나머지 종목은 재개·금지의 효과, 시장상황 등을 감안해 추후 재개방법 및 시기 등을 별도로 결정한다는 게 금융위의 방침이다. 사실상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 종목을 제외하면 별도 기한 없이 금지가 연장되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재개 전까지 남은 기간 동안 제도 개선 및 시스템 구축을 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기존 마감 시한에서 불과 한 달 반밖에 늘어나지 않는 셈이라며 제도 개선과 시스템 구축은 핑계에 불가하다고 지적한다. 4월 예정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위한 포퓰리즘 정치가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한마디로 선거용 대책”이라며 “대정부 투쟁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대형종목 공매도로 지수가 하락하면 지수연동 상품에 연계돼 여타 종목도 하락 태풍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공매도 세력이 계속 개인투자자 재산을 쉽게 가져가는 구도를 혁파하지 못하는 절름발이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공매도 세력은 개인투자자 대비 39배 수익을 챙긴다”면서 “국민 피해에 대한 근본 대책은 내놓지않고 미봉책으로 마무리한다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투자자 이모씨도 “개미들에게 불공정한 제도를 개선한다는 취지에는 동감한다”면서도 “우량주 중심으로 부분재개에 들어간다고는 하지만 결국 선거 끝날때까지만 금지조치를 연장하는 것일뿐 알맹이(뾰족한 제도 개선)는 없어 보인다”고 비난했다.
이씨는 이어 “이번 금융위의 결정은 결국 보궐선거를 의식한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을 발표한 은성수 금융위언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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