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드디어 ‘야권의 시간’이 도래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금태섭 전 의원의 ‘제3지대 경선’을 전격 수락하면서 야권의 단일후보는 총 3번의 승부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국민의힘과 제3지대 경선 등 두 번의 ‘지역 예선’을 거친 뒤 각각의 승자가 최종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단일화를 위한 밑그림이 완성되면서 지지층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은 물론 흥행을 위한 발판도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알앤써치가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1월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3일간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8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시장 예비후보 간 양자대결 결과에 따르면 보수야권 단일화를 이룬다면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금태섭 전 의원./사진=연합뉴스
안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가 될 경우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 모두에게 승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경우 박 전 장관에게는 오차범위 내에서 지는 반면, 우 의원에게는 오차범위 밖에서 승리하는 결과가 나왔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단일화의 밑그림이 완성되면서 그동안 쌓여가던 지지층의 피로감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면서 “각각의 경선과 최종 본경선을 진행하는 동안 흥행 포인트만 잘 끌어낸다면 야권 단일후보를 향한 기대감은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권 단일후보는 3월 중순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자체 경선을 진행 중인 국민의힘은 오는 5일 본경선에 진출할 예비후보 4명을 확정해 발표한다. 한달간의 선거운동을 거친 뒤 오는 3월4일 최종 후보 1명이 확정된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도 비슷한 시기에 경선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금 전 의원은 지난 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3월 초에 결정되기 때문에 3월 초엔 (우리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관위 후보 등록이 오는 3월18일부터 19일 이틀인 점을 고려하면 이 전에는 야권의 최종 단일후보가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우리 당 최종 후보가 나온 이후에 최종 단일화 일정이나 구도가 윤곽을 잡지 않겠느냐"며 "보궐선거 20일 전 내지 한달 정도 내외로는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의 경선이 박 전 장관의 우세 속에 다소 밋밋한 분위기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총 3번의 승부가 치러지는 야권의 단일화 과정은 상대적으로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에서 기대하는 ‘컨벤션 효과’도 극대화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단일화 과정이 얼마나 ‘깔끔’하게 진행되느냐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후보 간 정책대결이 아닌 상호 비방전으로 흐를 경우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 또한 경선이 과도하게 감정적으로 진행될 경우 경선 이후의 후유증이 심각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금 전 의원은 "단일화 방법을 두고 시간을 끌다보면 시민들 입장에서는 정교한 단일화 방안을 고민한다고 생각하기보다 어떤 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한지를 놓고 샅바싸움을 하는 것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도 “무대는 마련됐고, 이제 관객들에게 감동적인 드라마를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면서 “드라마 내용이 훌륭하면 주인공의 인기가 올라갈 것이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내용이라면 철저하게 외면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