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작년 한 해 역대 최대 실적을 쌓으며 기록적인 한 해를 보낸 증권사들이 고용 상황에서는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래도 점포통폐합 등 오프라인 활동을 줄이고 있던 와중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까지 겹치면서 불가피하게 공채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작년도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다수 증권사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투자가 ‘열풍’ 수준의 트렌드로 발전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자산관리(WM) 등의 분야에서 특히 실적이 두드러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상으로 작년 잠정실적을 공시한 증권사들은 현재까지 11개사다. 이 중에서 무려 9개가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증권사 중 역대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어젖혔다.
NH투자증권 역시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6.8% 증가한 7873억원까지 상승했다. 삼성증권의 경우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1.2% 증가한 6793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메리츠증권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공시했다. 순이익은 565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 증가했다. 교보증권 역시 작년 연결 기준 순이익이 전년 대비 24.6% 증가한 104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밖에 현대차증권, 한양증권, 대신증권, KTB투자증권 등도 사상 최대 실적을 공시했다. 키움증권의 경우 아직 실적공시를 내지 않았지만 사상 최대 실적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렇듯 기록적인 실적이 나왔음에도 작년의 경우 증권사들의 ‘고용’ 상황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코로나19 상황으로 공채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점포통폐합은 기존 속도대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도 원활한 공채 진행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고용부진 상황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오프라인 점포 감소추세는 지속 중이다. 금융투자협회의 작년 9월 기준 자료를 보면 증권사 국내지점(영업소 포함) 숫자는 총 986곳으로 2019년 1046곳에서 60곳(5.7%)이나 줄었다. 이는 지난 2010년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에 가까운 감소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신규 유입된 투자자들 중에서 영업지점을 이용해 거래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상황이 나아지는 대로 공채는 진행되겠지만,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이 완벽한 비대면 거래 시스템을 보장하는 만큼 오프라인 점포‧인력에 대한 시급성이 예전처럼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