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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애플과 손잡을까?…복잡해진 셈범

2021-02-05 14:06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애플이 자동차 분야 진출을 선언하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과 애플이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관련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현대차그룹에서는 초기단계의 협의 중이며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애플도 국내뿐 아니라 일본을 비롯해 다양한 업체들과 협력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에는 스마트폰이라는 혁신을 이끌었던 브랜드 인 만큼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역시 이끌어 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 UAM 가상이미지. /사진=HMG저널 제공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애플카의 협력 대상은 기아로, 두 회사는 이달 17일 4조원 규모의 애플카 생산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내용의 보도가 이어졌다. 애플카는 기아의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며 애플이 투자한 4조원은 생산 설비 구축 및 개발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지난달부터 정식 계약을 위한 실무 조율을 진행하고 있지만 내부 사정으로 인해 당초 계약 시기가 이달 초에서 17일로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아가 애플카 생산을 주도하게 되면 미국에 다수 법인을 둔 현대글로비스까지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는 전망했다. 주력 사업인 물류 외에 전기차 사업 추진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서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이를 바로 부인했다. "자율주행 전기차사업 관련 다수의 해외 기업들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기존에 공시된 내용과 달라진 게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도 조지아 공장의 경우 텔룰라이드의 생산량 맞추느라 풀 가동 중이어서 애플카를 만들 여력이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사이 조지아공장에 위탁생산 됐던 현대차의 차량들도 해당 공장에서 생산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내용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언론을 통해서도 계속해서 보도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완강히 부인하는 분위기가 아닌 만큼 해당 내용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확정이라고 보기에는 힘들다는 것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애플이 일본의 8개 업체와도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관련설은 해외에서도 쏟아지고 있다. 애플 분석가로 유명한 밍치궈 대만 TF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신의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첫 번째 애플카 출시를 위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애플카 부품의 설계와 생산은 현대 모비스가 담당하고 기아차는 미국 생산라인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까지도 나오고 있다. 다만 2025년까지는 출시가 어려울 것이며, 고급 모델로 출시돼 가격도 최고가로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첫 번째 애플카 출시 이후에는 애플이 제너럴모터스(GM)나 유럽 PSA와 제휴해 후속 모델 작업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과 애플과의 협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충분한 가능성에 있다. 애플이라는 브랜드 입장에서 후보군중에 경쟁력을 보유한 가장 확실한 파트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입장의 협력업체는 미국 내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가정하에 △전미노조(UAW) 소속이 아니고 △전기차 대량 생산 레퍼런스(reference)가 있어야 되며 △수직계열화를 통해 뛰어난 원가절감능력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를 모두 만족시키는 업체는 현대차그룹이 가장 큰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애플은 소프트웨어 고도화 및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업체보다 실제로 자동차 제조 기술에 포커스를 맞춰 파트너를 구할 가능성이 크다. 

애플카 예상 렌더링. /사진=애플인사이더 캡처



더욱이 현대차그룹의 경우 현대제철 등 모든 밸류체인에 있어 수직계열화가 돼 있으며, UAM(도심항공모빌리티)과 수소차 등 장기비전에 있어서는 폭스바겐그룹보다 앞서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용 강판·특수강 까지도 내재화를 한 상황이며, 대부분의 OEM대비 강점 보유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의 경우 수직계결화 구축이 잘된 편이나, 실제 전기차 생산 경험에서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타 글로벌 브랜드들 보다 대비 뒤쳐지는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전고체 배터리를 앞세워 전기차분야의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려로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경쟁력을 보유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애플이 다양한 업체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도 현대차그룹과의 연계가 가장 타당성이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경우 아무리 협력업체라고 해도 납품업체라는 이미지에 대한 우려도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5위 브랜드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이 하청업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애플의 아이폰을 생산해 왔던 폭스콘과 같은 업체들이 차체적인 브랜드파워를 보유하지 못하는 모습만 봐도 현대차그룹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전기차 분야의 게임체인저이자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의 전환을 노력중인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도 '하청업체' 타이틀은 달갑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동차시장의 패러다임 전환기인 현 시점에서 새로운 브랜드이미지와 혁신을 위해서는 협업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누구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애플카 부품의 설계와 생산은 현대 모비스가 담당하고 기아차는 미국 생산라인을 제공할 것이라는 등의 구체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또 시장 일각에선 현대차그룹과 애플간의 상호 지분 스왑설까지 나오고 있다. 단순 동맹을 넘어 안정적인 파트너십을 위해 양사가 서로 지분 투자까지 진행한다는 것이다.

해당설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애플과의 지분 교환을 통해 지난 2018년 무산된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숙제를 해결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21.4%)→현대차(33.9%)→기아차(17.3%)→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 구조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이를 애플과의 지분 스왑을 통해 기아차가 가진 현대모비스 지분을 애플이 매입하거나 현대모비스 지분과 애플카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순환출자를 끊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가 애플이 보유하게 된 모비스 지분을 다시 사들이는 콜옵션을 보유한다는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떠돌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후발주자 테슬라가 전기차 분야에서 혁신을 보인 상황에서 애플이 차별화된 무언가를 보여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에 지상이 아닌 하늘길까지 고려할 것이라는 계산이 되는 만큼 이를 위해 다양한 업체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고 이중 현대차에 대한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다양한 전망과 추측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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