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제 개발에 한창이다. 최근 셀트리온에서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온데 이어 종근당과 GC녹십자, 대웅제약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셀트리온 연구원이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사진=셀트리온 제공
9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은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는 투약 대상자가 경증이나 중등증 환자로 한정된다.
렉키로나주와 같은 항바이러스제는 체내 바이러스 역가 수치가 급증하는 감염증 초기에만 치료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현재 중증 환자 치료제로는 지난해 5월 정부가 긴급사용승인한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가 유일하다.
업계에선 종근당과 GC녹십자, 대웅제약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가 중증 환자에 유의미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눈치다. 해당 기업들 중에선 종근당이 가장 먼저 조건부 승인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은 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지난달 중순 러시아에서 중증 코로나 환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 시험을 완료했으며 현재 데이터 분석 중에 있다.
나파모스타트 성분은 염증 수치를 줄이고 혈액 응고를 억제하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액 순환을 방해해 사망 위험을 높이는 혈전이 생기는 걸 방지해준다는 의미다.
종근당은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이달 중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 신청을 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나파벨탄에 대한 식약처의 심사가 긍정적일 경우 내달 중순 이후 조건부 품목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GC녹십자도 혈장치료제 'GC5131A'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31일 폐렴 등의 기저질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내 임상 2상에서 혈장치료제 투약을 마쳤다. GC녹십자는 내달까지 데이터 분석 후 올해 1분기 내 식약처에 조건부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내달 4월 승인 신청을 한다면 이르면 오는 5월 품목 허가될 가능성도 높다.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 속 '면역글로블린'이라는 중화 항체를 추출해 만든다. 중화 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돌기) 단백질과 결합해 감염력과 독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대웅제약은 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성분명 카모스타트)'를 복약 시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중증 환자 1072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 병용요법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3상도 진행 중이다.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a상은 완료 이후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분석 단계에 있다. 2b상과 3상도 이어가고 있다.
대웅제약은 경구제인 호이스타정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할 시 치료 편의성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가 계획한 임상시험 기간은 올해 12월까지로 출시일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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