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앞으로 도배업체와 사진관 등도 간이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되고, 전세 보증금을 과세할 때 간주임대료 환산 기준이 되는 이자율은 시중 금리에 따라 인하된다.
또 대표적인 공매도 거래 주체로 거론되는, 시장조성자에 대한 증권거래세 면제 혜택이 대폭 축소된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의 2020년도 개정 세법 후속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우선 부동산 임대보증금에 대한 간주임대료를 산정할 때 적용되는 이자율을 현재 연 1.8%에서 연 1.2%로 내리기로 했는데, 최근 시중은행 금리가 내려가는 추이를 반영한 것이다.
간주임대료는 전·월세 보증금 수익을 임대료로 간주해 과세하는 금액인데, 임대보증금에 대한 이자 상당액에 대해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등을 매긴다.
기업 세액공제 시 우대 공제율 적용 대상인 신성장기술 사업화시설 범위는 현재 10개 분야 141개에서 158개로 확대돼, 지난해 신설된 통합투자세액공제로 신성장기술 사업화시설에 투자하는 기업은 최고 12%의 높은 기본공제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아울러 도배업과 실내 장식업, 인물 사진 촬영업, 배관 및 냉·난방 공사업 등은 간이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현재 정부는 건설업과 과학·기술 서비스업 등 기업간거래(B2B) 업종을 간이과세 대상에서 배제하고 있으나, 간이과세 배제 업종 중에서도 도배업처럼 사실상 최종 소비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공급하는 경우, 간이과세를 적용해주기로 했다.
간이과세 적용 업종은 국세청 고시에 위임해 추가로 지정한다.
텔레마케터와 정수기 등 대여 종사자, 관광 서비스 종사자, 가사 관련 단순 노무직 등에 대해서도 야간근로수당 비과세 혜택을 적용하기로 했다.
미용사나 숙박시설 종업원 등 일부 서비스업 종사자와 청소 노무직 등만 비과세 대상이었는데, 범위를 더욱 넓힌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연구 등에 종사하며 국외 연구기관 등에서 5년 이상(박사학위 소지자는 2년) 근무 경력 외국인 기술자는 소득세를 감면받는다.
국제무역기 승무원의 휴대품 면세기준은 기본 면세 미화 150달러, 별도 면세 술 1병·담배 200개비로 높아진다.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이거나 코스피·코스닥 시장별 회전율이 상위 50% 이상인 종목은 시장조성자의 증권거래세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파생상품의 경우 선물·옵션 시장별 거래대금 비중이 5% 이상이거나 연간 거래대금이 선물 300조원, 옵션 9조원 이상인 종목을 제외하는데, 오는 4월 1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된다.
시가총액이 크거나 이미 유동성이 풍부한 종목은 시장조성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보고, 세제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것이다.
시장조성자는 소규모 코스닥 기업 등 거래가 부진한 종목(저·중 유동성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매도 양방향 호가를 제시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거래 주체로, 현재 22개 증권사가 시장조성자다.
정부는 이들의 순기능을 인정, 지난 2016년부터 증권사가 시장조성 목적으로 주식을 매매하면 거래세를 면제해주고 있으나, 최근 시장조성자들의 거래가 대형 우량종목에 집중되면서, 당초 세제 지원 취지를 벗어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시장조성 행위의 98%는 코스피 시장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시가총액 1조원 이상 종목에 거래량의 90%가 집중되는 실정이다.
더구나 시장조성자는 대표적인 공매도 거래 주체라는 점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는데, 시장조성자는 매수·매도 포지션을 동시에 가져야 하는 특성상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예외적으로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있게 허용됐기 때문이다.
일부 증권사가 시장조성자 지위를 남용, 불법 공매도를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임재현 기재부 세제실장은 "이번 조치를 통해 증권사들이 시장조성자로 초단타 거래를 하면서 면세 혜택을 받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시장조성자 세제 혜택이 축소되면, 호가 조성 기능이 약해지고 유동성 흐름이 둔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고광효 소득법인세정책관은"시장조성자의 거래대금 비중은 전체 거래대금의 1% 미만이고, 제한도 이미 거래량이 충분한 종목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일반 투자자의 거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