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조선업계에 친환경·스마트화 바람이 부는 가운데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자율운항선박을 통한 미래시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이날 목포해양대와 '스마트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및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은 목포해양대 항해 실습선 세계로호(9200톤급)에 독자 개발한 원격 자율운항시스템(SAS)을 탑재, 이르면 오는 8월부터 목포-제주 실습 항로 중 일부 구간에서 원격 자율운항기술을 실증할 계획이다.
원격 자율운항선박이 장애물을 피하고 있다./사진=삼성중공업
SAS는 레이더·카메라 영상이 융합된 상황인지, 충돌회피를 위한 엔진·러더(방향타) 자동제어, 주·야간 사각지대 없이 주변을 감시하는 360도 어라운드뷰 등 최신 ICT 기술이 집약된 것이 특징이다.
사전 자율운항 시뮬레이션 검증 및 실제 운항 평가 등은 목포해양대가 맡을 예정으로, 이번 실증이 성공할 경우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최초로 대형선박 원격 자율운항 기술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연구개발(R&D)에 착수한 이래 △자율운항 디지털 트윈 및 원격 제어기술 등 핵심역량 확보 △길이 3.3미터 원격 자율운항선박 모형선 '이지고' 제작 및 해상 실증 △300톤급 예인 선박 'SAMSUNG T-8호' 자율운항 등을 진행한 바 있다.
대전 선박해양연구센터에서 250km 떨어진 거제조선소 내 모형 선박을 실시간으로 원격 제어하는 등 SK텔레콤과 손잡고 5G 기반 원격 자율운항 기술을 시연하기도 했다.
한국조선해양이 자체 개발한 디지털트윈선박 플랫폼(HiDTS) 소개 이미지/사진=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그룹도 인공지능(AI) 기반 시뮬레이션 기술을 융합한 디지털트윈 선박플랫폼(HiDTS)을 만들었으며, 향후 5년간 최대 1조원을 투자해 자율운항선박 및 첨단 스마트십 개발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7년 통합스마트십솔루션(ISS)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말 자율운항 전문업체 아비커스를 설립했으며, 최근 영국 로이드(LR) 선급으로부터 'LNG운반선 가상시운전 솔루션'에 대한 기본승인(AIP)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는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HiDTS를 이용한 사이버 공간에서 실제 선박의 해상 시운전 상황과 동일한 환경을 구현해 2중연료엔진·연료공급시스템·전력 및 제어시스템을 비롯한 핵심설비들의 성능을 검증할 수 있다.
앞서 SK해운의 25만톤급 벌크선에 KAIST와 공동 개발한 항해지원시스템(하이나스·HiNAS)을 탑재하기도 했다 이는 AI가 카메라 분석으로 주변 선박을 인식한 뒤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항해자에게 충돌위험을 알리는 것으로, 야간·해무 등으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때도 활용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글로벌 조선산업의 패러다임이 기술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산관리·에너지 최적화·위험 예지 등 선박용 첨단기술을 지속 개발해 자율운항 시대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운항선박은 물류 흐름을 10% 이상 빠르게 하고, 인적과실 사고 및 해적·테러 등에 의한 인명피해를 줄일 솔루션으로 평가된다"면서 "시장규모도 2025년 1550억달러에 달할 전망으로, 유럽·중국·일본에서도 관련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