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지난 한 달간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현대자동차그룹과 애플간 협력 논의가 일단 중단됐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기존 스케줄대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장과 친환경차 시장,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으로의 전환 등을 위해 꾸준히 노력 준비해 나갈 전망이다. 이같은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혁신을 보여줄 것이 기대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자체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몰두하고 있다. 앞서 애플과의 협력을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이 크게 실망을 한 것과는 별도로 지속가능한 미래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미래기술력에 대한 역량은 충분히 남아 있다. 자율주행분야에서는 모셔널을 통해 꾸준한 연구와 실증사업을 진행중이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전용 플랫폼인 E-GMP를 통해 대응이 가능한 상태다.
또 선진국들의 미래먹거리인 수소분야에서도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최근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만큼 향후 지속가능한 미래성장 동력에는 걱정이 없는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레벨3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는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완전 자율주행 바로 전 단계다.
2024년에는 운전자의 조작 없이 차량이 자동으로 발렛파킹을 하고 스스로 돌아오는 원격 발렛 기능을 갖춘 양산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Aptiv)의 자율주행 합작법인은 신규 사명으로 '모셔널(Motional)'을 공식 발표하며 현대차그룹과의 파트너십을 상징하는 의미를 담아 모셔널 브랜드를 래핑한 제네시스 G90를 공개한 바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완전 자율주행에 해당하는 레벨4, 5 자율주행차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바탕으로 해당 분야를 선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앱티브(Aptiv)와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이 그 중추적 역할을 한다.
E-GMP의 확장성을 활용한다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등 자체 브랜드 뿐 아니라 하드웨어 생산능력을 갖추지 못한 다른 브랜드 자동차를 수탁 생산하는 것도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긍정적인 일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사업 범위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및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다. 굳이 완성차를 생산해 공급하지 않더라도 애플 등에 E-GMP 플랫폼만 공급하거나, 스마트카나 커넥티드카 분야의 협력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미래모빌리티의 하나로 꼽히는 수소차 분야에서는 글로벌 최초의 양산차를 수출까지 하고 있으며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인 스텍까지도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합의는 그룹 차원의 로봇 중심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육성하려는 각 기업과 그룹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포함한 그룹 차원의 로보틱스, 제조, 물류 등의 역량에 시너지를 낼 경우 현대차그룹은 향후 급격한 성장세가 예상되는 로봇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 현대차그룹은 미래 성장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그동안 로봇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해 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아틀라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그래픽=미디어펜
앞서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10월 임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로봇 시장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32%의 성장을 기록해 177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의 양산 능력과 연구개발 역량, 글로벌 사업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양산화 및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회사의 미래산업 영역은 단순히 자율주행차에 국한돼 있지 않고 굉장히 무한하다"며 "독자 생존이 가능하도록 기술력을 갖추고 사업구조를 만들어가면서 협력 관계에 대해서는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어 유리한 조건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을 할 수 있게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