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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수장 신년사로 예측한 올 금융투자업계는?

2015-01-02 15:15 | 김지호 기자 | better502@mediapen.com
을미년을 맞아 지난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국내증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올해도 그리 녹록치 않은 경제상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와 유관기관 수장들은 그 어느 때보다 자본시장 살리기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고객 중심 경영과 자신만의 장기를 무기로 어려운 업황에서 조금이라도 수익을 높이기 위한 다짐이 엿보였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권ㆍ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올 한해는 본격적인 구조개혁을 통해 자본시장의 모험자본 공급역량을 획기적으로 확충해 나가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2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권,파생상품 시장 개장식에서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이를 위해 그는 △모험자본의 형성, 투자, 회수, 재투자에 이르는 단계별 정책지원 체계의 확립 △지난해 발표한 주식시장 발전방안의 차질 없는 추진 △배당투자 활성화 여건 조성 △자본시장의 건전한 경쟁과 자유로운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규제의 지속적 정비 등의 4대 중점 추진과제도 제시했다. 증시 정책을 총괄하는 신 위원장이 자본시장 발전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면서 증권가는 그간의 어려움을 뒤로 하고 다소 숨통이 트이는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자리에 참석한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올해는 투자수요 확충 등을 통해 국내 자본시장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유망기업의 상장 활성화와 투자상품 다양화 등을 통해 국내 증시의 만성적인 저평가 현상을 해소한다는 각오다.

금융투자업계 CEO들은 이구동성으로 고객 중심 경영으로 올 한해의 어려움을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성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말 출범한 NH투자증권의 김원규 사장은 신년사에서 “고객이 처음이자 끝인 고객중심 회사,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고 대응하여 업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되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은 “금융회사와 고객과의 신뢰는 정직은 물론 직원의 전문성과 이에 대한 고객의 믿음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며 “직원, 상품, 서비스 그 모든 부분에 있어 차별화된 전문성을 갖추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합심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사장은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에 역대 최대인 30조원이 몰리고 단기 부동자금은 8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가계 금융자산은 올해 들어 2700조원을 넘어 섰다”며 “이러한 자금이 기꺼이 찾아 올 수 있도록 기회를 능동적으로 활용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역시 고객가치에 집중할 것을 직원들에 주문했다. 강 사장은 “고객수익률을 제고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사명이며 존재가치인 만큼 영업 현장에서는 계속해서 개선해야 할 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고객의 기대에 부합하고 있는지 냉정하게 점검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 대표적 오너 경영인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 역시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의 ‘고객우선’이라는 경영철학을 다시 되돌아보자”며 “우리가 고객을 분석한다는 것은 교만한 생각입니다. 진정성을 가지고 고객이 우리에게 준 기초자산을 지키는데 대단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고객중심주의가 핵심가치의 근본이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해 내고 수익기반을 든든히 하는 것이 그룹의 성장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은 올해 국내 범중화권 투자 대표 증권사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는 “범중화권 네트워크 확보와 후강퉁으로 대변되는 중국 자본시장 개방이라는 강력한 바람을 등에 업은 만큼, 지금 이 시점이 유안타증권이 강력한 시장 플레이어로 비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우리가 가진 범중화권 인프라가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줄 기반이 되는 강력한 무기임을 인식해야한다”며 “우리의 최대 강점인 리테일을 중심으로 가지고 있는 모든 자원을 슬기롭게 활용해 수익을 획기적으로 늘려나갈 것”을 당부했다.

중소형사 증권사 수장들은 특히 자신만의 강점에 집중할 것을 주문하는 경향이 컸다. 김혁 KTB투자증권 대표는 “백화점식 영업을 지양하고 KTB가 오랫동안 경쟁력을 가져온 투자은행(IB), 중소ㆍ중견기업 투자, 고수익 크레딧 중계, 글로벌 비즈니스 등의 분야에 집중해 차별화된 비즈니스모델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규 LIG투자증권 사장은 최근 KB금융지주의 손자회사로 편입돼가는 지배구조 변경 속에서도 특화형 사업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은 리서치센터장 출신답게 “올해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 유가인하 효과 등이 나타나면 박스권을 상향 돌파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며 “이를 전제로 전략을 세우고 시장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무엇보다 우리에게 강점이 있는 중소·중견기업 자금조달 지원을 확대해 기업금융 분야의 선두 증권사로서 위상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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