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민규 기자]한때 '어대낙'(아치피 대통령은 이낙연)이라고 불렸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권주자 지지율에서 큰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다음 달 9일 대표직에서 물러나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들어간다.
이 대표는 새해 화두로 '통합'을 명분으로 제시한 전직 대통령 사면론 이후 '사퇴론'까지 불거지면서 강한 역풍을 맞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급기야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엎치락뒤치락 하는 등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한국갤럽이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은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에 따르면 이 대표는 10%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이 지사(27%)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3위를 기록한 윤 총장(9%)와는 크게 차이가 없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이 대표는 지난 11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대권주자로서 지지율이 하락한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질문'에 "조금 아프지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 같다. 높은 지지도는 짐인 면도 있다"고 지지율 하락에 대해 아쉬운 목소리를 전했다.
이 대표는 남은 임기 한 달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평등 해소 정책인 상생연대 3법과 신복지제도를 통해 지지율 반등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에 2월 임시국회 중 손실보상법과 협력이익공유제법 처리를 시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사회연대 기금법은 제정법인 만큼 아직 법안조차 발의되지 못한 상태라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협력이익 공유법과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 보상법은 2월 임시국회에서 입법화할 수 있을 것 예상된다.
특히 '이낙연표' 정책인 협력이익공유법 입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익공유법은 대기업과 플랫폼 기업 등이 상생 협력으로 발생한 이익을 협력업체와 자발적으로 공유할 경우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카이스트 경영대학에서 열린 '산학협력기반 사회적 가치 창출' 간담회에서 "협력이익공유제가 욕심만큼 활발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인센티브로 현행 10%인 (출연금에 대한 법인세) 공제율을 최소한 '20%+α' 정도로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협력이익공유제 시범사업에 참여한 기업은 출연 기금의 10%를 법인 세액에서 공제받는데 공제율을 2배 또는 그 이상으로 확대해 자발적 참여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 대표는 전 국민 지원을 포괄하는 4차 재난지원금 추진과 4월 서울·부산시장 선거전에서 승리에도 총력을 쏟고 있다. 두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리더십에 청신호가 켜져 대권 지지율에도 큰 반등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이 대표는 오는 3월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자신만의 색깔의 부재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친문 당원들을 향한 본격적인 '구애작전'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홍보소통위원장은 지난 9일 이낙연 대표를 향해 "대표로서 역대급 성과를 냈는데도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을 섭섭해할 이유는 없다"며 "지지율 하락은 그 빚을 제대로 갚으라는 '청구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입법으로 성과를 말했고 5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이 대표의 입법 성과가 앞으로 대권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거대 여당을 이끌고 '권력기관 3법', '코로나 3법' 등 굵직한 법안들을 처리해온 이 대표가 강력한 리더십이 돋보였다는 긍정적인 평가다.
한 민주당 의원은 "지지율 변동은 항상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 모든 게 선거 국면"이라며 "남은 기간 동안 핵심을 잘 짚어, 지지율 회복에 필요한 부분을 보강해 나간다면 앞으로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좋은 시선으로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박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