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민규 기자]더불어민주당은 17일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불법사찰과 관련해서 "당시 정무수석이었던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국정원 불법사찰 관련 어떤 보고를 받았고, 무슨 용도로 그 자료를 활용했는지 그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MB정부의 국정원이 자행한 불법 사찰로 인해 피해자가 존재한다면, 무엇보다 진상규명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국민을 불법적으로 사찰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불법사찰이 왜, 누구의 지시로, 무슨 목적으로 자행되어 왔는지 그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선거용 공작'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서 "MB국정원의 불법적인 사찰이 객관적인 사실로 드러나고 있음에도 반성은 커녕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모르쇠야 말로 선거를 앞둔 '구태정치공작'"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정쟁보다 지난 이명박 정부의 불법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청와대가 정보기관을 동원해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을 감시하고 압박하려는 수단으로 불법을 자행한 것은 범죄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박형준 교수가 이 사안을 '정치공작'으로 규정한 순간 불법사찰을 시인한 것"이라며 "정무수석실의 주요 업무가 국회의원 관리이기 때문에, 당연히 민정수석실이 (사찰 정보를) 공유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MB정부 시절에 국회의원들이 도청 당하고 있다, 뒷조사 당한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18대 국회의원들이 여야 가릴 것 없이 정보공개 요구 절차를 밟는 것이 마땅하고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여야가 함께 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야 할 아주 중대한 사안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같은당 정태호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의힘은 한마디 반성과 사과 없이 선거철 공세로 호도하고 있으며 이는 도둑이 제발 저린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정원의 불법사찰은 법원 판결과 언론취재로 드러났다"며 "국민의힘은 민주주의 파괴행위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박형준 부산시장 출마자도 진상규명을 위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국정원 불법사찰의 흑역사를 뿌리 뽑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SNS를 통해 "권력기관이 정보기관을 동원해서 불법사찰을 했다면 그것을 어떻게 이용했을지 뻔하다"며 "국정원이 제대로 된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제대로, 철저히, 끝까지 밝혀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오른쪽)과 박선원 기획조정실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며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저급한 정치공세를 당장 멈추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적폐청산을 명분으로 국정원 메인 서버까지 뒤졌던 문재인 정권"이라며 "서슬 퍼런 임기 초에도 안 보였던 문건이 보궐선거를 코앞에 둔 이 시점에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과연 우연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선거가 급하다 해도 지겨운 '전 정부 탓'과 음습한 정치공작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박지원 국정원장과 민주당은 저급한 정치공세를 당장 멈추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노무현 정부에도 (국정원) 사찰이 있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노무현 정부 때는 그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민정수석이었다"며 "민정수석실에서 그 정보 수집을 중단하라는 지시가 있었는지, 문 대통령이 답변해야 할 의무가 생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일종 비상대책위원도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민간인 사찰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DJ정부부터 현재 문재인 정부까지 다 조사를 하자"고 반박에 나섰다.
[미디어펜=박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