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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5년 취업제한....적용 가능성 놓고 갑론을박

2021-02-17 15:26 | 박규빈 기자 | pkb2162@mediapen.com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5년 취업제한 조치가 내려지면서 실제 적용 가능성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취업제한 조치가 적용될 경우 이 부회장은 부회장직까지 내려놔야 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법정에 들어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에게 취업제한 대상자 지정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중 일정 기간의 취업제한 및 인가·허가 금지 등을 규정한 14조는 유죄판결된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 취업을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을 행해 징역형 집행 종료 또는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로부터 5년 간 취업을 제한한다. 이 부회장이 내년 7월 출소하면 2027년까지 경영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법원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와 관련, 86억여원 가량의 회삿돈을 건넨 점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8일 2년 6개월의 실형이 언도됐다.

재계와 법조계에서는 이번 법무부의 취업제한 조치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신규 취업에 국한되는 것인지, 기존 지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다.

법조계에서는 법무부 조치가 현직에까지 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취업제한 조치를 내린 것은 이 부회장을 삼성전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하기 위한 의도라는 시각이다.

고윤기 법무법인 고우 대표 변호사는 "취업금지 규정을 좁게 해석하면 신규 취업을 전제로 했을 수는 있다"면서도 "근무 자체를 못하게 하고자 한 특경가법 도입 취지상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 변호사는 "이에 따르면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 자체가 취업"이라며 "이는 등기이사인지 미등기이사인지를 구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9년부터 삼성전자 등기이사가 아니다. 미등기 이사로 있으면서 보수도 받지 않고 있다. 따라서 취업 제한 조치가 적용될 경우 이 부회장이 어떤 식으로 삼성전자 경영에 관여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태원 SK 회장/사진=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3년 회삿돈 450억원을 횡령해 유죄가 확정된 바 있다. 당시 최 회장은 "보수를 받지 않으며 재직 중이기 때문에 취업한 게 아닌 상태"라는 논리를 전개해 회장직을 수행했다. 당시 최 회장은 이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미등기 임원으로 남아있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이 부회장 역시 부회장직을 유지하며 옥중 경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법무부 조치는 현행 법규를 전달해주는 것에 지나지 않아 큰 의미를 둘 이유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 명예교수는 "취업제한 조치는 현직에서도 물러나라는 건 맞다"면서도 "형기를 다 채우고 나와 법무부에 경영 복귀에 관한 요청을 하면 장관이 승인을 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특경가법상 법무부 취업제한 규정이 신규 취업에 한정될 뿐이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기존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국가가 사기업 경영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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