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민규 기자]더불어민주당이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불법사찰 의혹과 관련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국민의힘에서도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의 조직적 불법 의혹을 제기하면서 맞불 작전에 들어갔다.
박민식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후보는 이날 오전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대중 정부 때 역대 국가정보원 사상 가장 조직적으로 불법도청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2004년 불법 도청을 방관한 혐의로 DJ정부의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을 구속기소한 주임 검사였다.
박 후보는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 대통령이라는 김대중정부 시절 당시 국정원은 수십억원을 들여 자체 개발한 유선중계통신망 감청장비인 R2 6세트와 휴대폰 감청장비인 'CAS'라는 특수 장비 20세트를 활용해 여야정치인, 기업인, 언론인, 고위공직자, 시민단체 등 약 1800명의 통화를 무차별 도청했다"고 밝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사진=하태경 의원 SNS 제공
이어 "박지원 원장은 김대중 정부 때는 일체 국정원에서 불법 도청이 없었다고 발언했다.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대한민국 최고정보기관 수장이 더불어민주당의 하수인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객관적인 사실을 왜곡하고 국정원장은 새빨간 거짓말을 하면서 12년전 이명박 정부 당시 사찰을 운운하고 있다"며 "국정원은 더 이상 정치에 개입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민정수석인 만큼, 국정원에 불법사찰 중단 지시를 했는지 근거를 제시해야한다"고 하자 윤건영 의원은 하 의원을 향한 비판에 나섰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불법 사찰 의혹도 충격적인데, 이에 대한 야당의 '궤변'은 더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 시절 저지른 불법은 궤변으로 가려지지 않는다'라는 제목과 함께 "자기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제 새롭게 출발하자면 될 일인데, '똥물을 혼자 맞을 수는 없다'는 심보인지 김대중-노무현 정부 운운하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적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윤건영 의원 SNS 제공
그는 "노무현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 마찬가지로 국정원이 권력이 아닌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이 되도록 노력했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정권을 위한 국정의 시대는 끝내고 국민을 위한 정보 서비스 기관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왜 모른척 하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그런 지시를 한 바 있나? 박근혜 대통령은 또 어떻나? 그런 노무현 정부의 노력을 허사로 돌리고, 다시 국정원을 입안의 혀처럼 써먹고자 불법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은 누가 뭐래도 지금 국민의힘"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그 시절 싸 놓은 똥을 얘기하고 있는데, 먼저 그 길을 지나간 이들더러 답을 하라니 '궤변'이라 할 밖에 없다"며 "지금이라도 명명백백하게 과거의 잘못을 밝히는 것은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하 의원도 반박에 나서 "윤건영 의원이 DJ, 노무현 시절 사찰 반박하려다 그만 본심을 드러냈다"며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DJ, 노무현 시절 국정원의 불법사찰을 거론한 저를 비난하며 '똥물을 혼자 맞을 수는 없다'는 심보냐고 항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를 비난하려다 국정원 불법사찰 논란이 ‘야당에 대한 똥물끼얹기’라는 본심을 고백한 것"이라면서 "야당에 똥물 끼얹으려 하다가 자신들이 더 큰 똥물 뒤집어 쓴 것이다. 가장 극악한 불법사찰은 DJ시절 민주당 정권 때였기 때문"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하 의원은 "자기들이 한 불법사찰은 로맨스고 보수정부가 한 건 불륜이라는 것"이라면서 "이 정부는 내로남불 말고는 말할 게 없습니까. 민주당은 선거 이겨보겠다고 국정원 개혁까지 내로남불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박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