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남자프로배구 베테랑 선수 박철우(36·한국전력)가 최근 배구계의 핫이슈가 된 학교폭력(학폭) 사태에 대한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의 인터뷰 내용에 발끈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두 사람이 과거 폭력의 피해자와 가해자로 엮여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박철우는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정말 '피꺼솟'이네…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박철우는 이런 글을 올린 데 대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열 감독의 학폭 관련 인터뷰 내용이 알려진 후여서 박철우가 과거 폭행 피해 기억을 떠올리며 격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배구팬들은 추측하고 있다.
이상열 감독은 1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우리카드의 경기 전 최근 이재영-이다영(이상 흥국생명), 송명근-심경섭(이상 OK금융그룹)으로 인해 논란이 된 학폭 사태에 대해 심경을 밝히는 인터뷰를 했다.
이 감독은 민간함 문제라면서 "저는 (폭력 가해자) 경험자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더 잘해주려고 노력 중", "어떤 일이든 대가가 있을 것이다. 인과응보가 있더라", "선수들에게 사죄하는 느낌으로 (지도자 생활을) 한다", "배구계 선배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고 있다" 등의 말을 했다.
이 감독은 한 팀의 감독으로서 배구계의 학폭 논란을 우려하며 과거 자신의 잘못을 되새기는 의미로 한 말이겠지만, 폭행의 피해자였던 박철우에게 아픈 과거의 상처나 기억을 소환시켰을 수 있다.
박철우는 지난 2009년 대표선수로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을 하다가 이상열 당시 대표팀 코치에게 구타를 당했다. 박철우가 기자회견을 통해 폭행당한 사실을 폭로했고, 이 사건으로 이상열 감독은 '무기한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이후 이 감독은 징계 2년 만인 2011년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위원으로 배구계로 돌아왔고, 대학배구 지도자와 해설위원을 거쳐 지난해부터 KB손해보험에서 지휘봉을 휘두르고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