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거래대금이 줄고, 주식을 사기 위해 들어와 있는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이 감소했다. 국내 증시의 횡보 장세와 비트코인 가격 급등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증시자금 일부가 가상화폐 시장으로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거래대금과 투자자 예탁금이 모두 감소하며 이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거래 대금은 19조7204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던 지난달 11일 거래대금(44조4338억원)과 비교하면 44% 수준에 그친다.
특히 지난 15일에는 코스피 거래대금이 16조9442억원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7일(16조2753억원) 이후 약 두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코스피 거래액 합쳐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코스피·코스닥 순매수액은 25조8549억원에 달했지만 이달 들어 5조8004억원(19일 기준)으로 대폭 줄었다. 지난달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놨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인 투자자예탁금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12일 74조4559억원으로 최대치를 찍은 이후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 18일엔 66조915억원으로 전달 대비 8조원 넘게 감소했다. 월별 기준으로는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만에 줄어들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와 코스닥의 증시의 횡보 장세가 길어지면서 개인 매수세가 주춤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코스피는 요즘 3000~3100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코스닥 역시 지난달 26일 장중 1000포인트에 도달한 이후 줄곧 박스권 횡보 흐름을 이어오는 중이다.
여기에 최근 비트코인이 급등하면서 증시로 쏠리던 동학개미의 자금 일부가 가상화폐 시장으로 흘러갔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반짝 나타나는 현상에 그친다는 평가다.
실제 암호화폐 거래소에 실명 계좌를 제공하는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 케이뱅크에서 지난달 개인이 개설한 신규 계좌 수는 140만여개로 확인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주식에 있던 자금을 비트코인으로 일부 옮기는 수요가 있었다”면서도 “비트코인은 워낙 변동성이 심해 위험부담이 큰 만큼 ‘투자’보다는 ‘투기’에 가깝다는 인식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젊을 층을 중심으로 일부 투자 자금을 비트코인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은 있었지만 이게 추세로 자리잡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 가능성 등 아직 위험요소가 산재한 만큼 주식의 대체제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