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제원은 2014년 11월 '누구나 참여하는' 시장경제칼럼대회를 연 바 있다. 회차 수로는 17번째의 대회로서, 시장경제와 관련된 모든 주제를 글감으로 삼아 젊은이들의 생각과 참여를 모으는 칼럼대회였다. 300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열띤 경쟁을 펼친 가운데 수상작 50여 편이 선정되었다. 참가자들 모두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하는 다양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시장경제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미디어펜은 수상작 중 일부를 추려 게재한다. 아래 글은 안혜준 단국대학교 식품공학과 학생의 글이다. |
호갱님이 되기 싫어요
최근 ‘호갱님’ 이라는 용어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두루 사용되고 있다. ‘호갱님’이란 ‘호구+고객님’의 합성어로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손님을 지칭하는 단어를 뜻한다. 이런 ‘호갱님’이 되는 것을 피하고자 상대적으로 비싼 국내제품보다 값싼 동일한 해외 물품을 직접 구매하는 일명 ‘해외직구’족들이 상대적으로 외국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젊은 소비자층을 기준으로 급증하는 추세이다.
이 열풍에 2012년 체결한 한미 FTA로 인해 미국으로부터 구매한 제품의 면세범위가 증가한 것도 한 몫을 하였다. 이에 따른 결과로 대한상공회의소가 10월 30일 날 발표한 ‘2014 국내외 물류산업 통계집’에 의하면, 지난해 해외 특송을 통한 수입액은 전년대비 9억 3000만 달러 증가한 151억 달러로 집계되었다.
또한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통한 수입물량은 최근 5년간 연평균 46.5%씩 늘며 지난해 1100만 건을 돌파했고, 수입액도 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해외 인터넷 쇼핑물량은 전체 특송 물량의 62.9%를 점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 해외직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아마존’의 사이버먼데이 /사진=아마존 홈페이지 캡처 |
이렇게 실질적으로 젊은 소비자 층들이 국내에서 생산되고 유통되고 있는 품목들보다 인터넷을 이용하여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다보니, 국내 기업들이 입는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이에 해외 소비 급증에 따른 국내 소비자 유출을 막고자, 최근에 정부에서 국외에서 구입한 무선기기를 국내에서 사용하기 위해 등록해야만 하는 ‘전파인증법’을 시행하는 등, 해외직구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 외화 유출 및 탈세 방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해외 구매에 대한 법안을 강화함으로서 나타날 내수 활성화를 이유로 말이다.
하지만, 정부의 해외직구 규제는 어불성설이다. 그 이유로 내수 활성화를 지목할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가계소득은 기업소득과 반비례로 급감하고 있는 추세이다. 즉, 소비자들이 소비할 수 있는 능력은 점차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의 제품들이 팔리지 않는다고,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해외 제품들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를 규제한다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옆 동네의 떡이 더 저렴해서 그 떡을 사먹으러 가는 동네 주민들을 이장이 막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해결책은 간단하다. 동네 주민들을 막고 옆 동네를 못 가게하기 보다는, 그들에게 선택의 폭을 늘려주고 자기 동네의 떡집의 경쟁력을 증진시켜 주는 것이다. 이것을 현실에 대입해서 고려해보자면, 해외직구족들에게 전보다 과세를 해준다기 보다, 생산체인 국내 기업들이 해외 기업들과의 가격 경쟁력을 증진시켜 주는 것이나 아니면 소비자들의 심리를 회유하게끔 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규제개혁 해주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과 소비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소비자들은 항상 합리적인 선택을 추구하려고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한다. 그래서 국내 기업은 소비자들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해외 물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악한 카드 회사들이 해외직구 족들을 위해 여러 가지 서비스들을 시행한다고 발표하였다.
예시로 NH 농협카드는 배송비 할인 및 한도가 없는 캐시백 제공을 1얘기하였으며, KB 국민카드는 해외직구 전용 쇼핑몰 및 180여 개의 해외직구 사이트랑 연결해주는 사이트 개설, 그리고 연말까지 최대 60만원 할인해 주겠다고 하였다. 이에 더 나아가, LG생활건강은 이러한 현상을 역이용하여, 중국 소비자들의 직구를 유도하기 위해서 티몰을 입점하였다.
▲ 블랙프라이데이 /사진=아마존닷컴, 베스트바이 |
이처럼, 정부가 굳이 정책을 내새워 개입을 하지 않아도 기업들을 각자만의 전략으로 생존할 길을 모색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장에서 정부는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할까. 그 예시로 관세청이 모범답안을 제시해주고 있다.
지난 4월 17일 관세청이 발표한 것에 따르면, 100달러 이하의 모든 소비재는 간단한 서류만 제출하면 신속히 통관이 가능한 것과 특별통관인증을 받은 업체에만 적용되던 간편 통관절차를 모든 업체로 확대되며, 구입한 물품의 반품과 환불에도 관세 환급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법안 등을 추진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정부는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선택 경향을 법으로 억제하기 보다는 규제개혁 등을 실시하여, 그들에게 선택의 폭을 유지해주되,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증진시켜 주는 동시에, 해외에서 수입해 오는 물품들에 대해서 검열이나 세관 등 강화하면 된다.
그렇다면, 정부가 우려하였던 해외 직구로 인한 무분별한 외화 유출과 탈세를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쟁력을 증진시킨 국내 기업들의 상대적으로 더 합리적인 가격의 개선된 품질의 제품들로 해외 제품들에 비해 가격 경쟁 뿐만 아니라 품질 경쟁에서도 우위를 둘 수 있다.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두기 위해 좋은 방안으로는 전자 결제로 얻은 국내 기업의 수익에 대해서 부과하는 세금 부담을 줄여 주는 것이 있다. 이렇게 한다면, 그 줄여준 세금을 해외 상품에 대해 부과하는 증가한 세금으로 메꿀 수 있으며, 국내 기업의 가격 경쟁 또한 우세할 수 있다. /안혜준 단국대학교 식품공학과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