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3월 국내 증시의 방향성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물가와 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며 증시에 적지 않은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3월 증시의 방향성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금리 상승이 증시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가 3100선을 기점으로 게걸음을 하고 있다. 3200선까지 뚫으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던 지난달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연기금을 선두로 한 기관과 외국인이 ‘팔자’ 행렬을 이어가는 데다 개인의 매수세 역시 주춤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우려까지 겹치며 3월에는 본격적 조정에 돌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지난 2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87포인트(0.90%) 내린 3079.75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10.82포인트(1.12%) 감소한 954.29에 마감했다.
기관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600억원을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지난 10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도 3200억원을 내던지며 4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2월 들어 기관이 팔아치운 물량만 5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연기금에 순매도액이 71%(약 3조95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연금을 주축으로 한 연기금은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정해준 운용 목표비중 지침에 따라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급격하게 오른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인다.
시장에선 내달 증시의 조정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국제금융시장에서 1%를 밑돌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2일 기준 연 1.39%까지 올라 1.4%에 육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시는 지속적으로 금리의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만일 현재 상황에서 금리 추가 상승 조짐이 보인다면 증시의 조정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이 국내 증시 방향 역시 좌우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금리 상승 여부는 단기적으론 내일 있을 파월 연준 의장의의회 증언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만일 단기 긴축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투자자들의 선택은 통신·유틸리티 등 방어주가 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2분기 금리가 더 상승할 가능성은 비교적 높다”면서 “현재 상황에서느 금리가 주춤한 틈을 타 금융·시크리컬 등 리플레이션 관련주를 선택하는 게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도 “실질 금리 상승으로 금융 시장 내에서 선호 자산이 바뀌고 있다”면서 “주식시장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실질 금리 상승이 에너지, 소재, 금융 섹터가 중심이 되는 가치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성장주 대비 가치주의 상대 강도가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금리 움직임과 함께 지켜봐야 할 변수는 달러의 강세 전환 여부”라면서 “달러 강세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주식과 산업용금속 등 위험 자산에 대한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