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업계vs환경부, 탄소배출권 할당량 놓고 첨예한 대립…쟁점은?
탄소배출권 거래제도로 인해 정부와 석유화학업계가 마찰을 빚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은 최근 환경부에 탄소배출권 배당량을 늘려달라는 이의신청을 냈다.
▲ 사진=뉴시스 자료사진 |
배출권 거래제는 할당된 온실가스 배출량의 잔여분이나 부족분을 다른 기업과 거래하는 제도이다.
정부 할당량보다 배출량이 초과한 기업은 그만큼 시장에서 배출권을 사야하고 이를 못하면 시장 가격의 세 배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물게 된다.
앞서 정부는 구랍 1일 총 525개의 업체에 배출권 할당량15억9772만KAU(Korean Allowance Unit, 우리나라 고유 배출권 단위)을 통보했다. 이 중 국내 석유화학업체 84곳이 받은 배출권 할당량은 1억4369만7914KAU다.
이는 전체 기업525곳의 조정계수(신청량 대비 배정량 비율) 90%보다 적은 수준으로 석유화학 업계는 오는 2017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5.4%줄여야 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공장 1곳의 가동을 중단해야 맞출 수 있는 수준”이라며 현실에 맞지 않는 탄소 배출권 할당량에 대한 불만을 터트렸다.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업체들의 평균 에너지 소비량은 세계 평균의 67% 수준이어서 현재 탄소 배출량에서 1%도 줄이기 어렵다는 게 유화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톤당 3만원의 과징금만 낸다고 해도 산업계 전체로 오는 2017년까지 12조7000억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며 “탄소 배출량이 한국보다 많은 미국이나 일본도 시행하지 않는 배출권 규제를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는 국제적으로 약속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과 선진국의 탄소규제 강화에 대비하기 위해 업계의 확대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배출권 신청량보다 할당량이 턱없이 적다는 게 산업계 불만인데 실제 차이를 따져보면 그렇게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배출권 관련 상품의 다양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것”이라며 “산업계와 소통해 보완할 것이 있다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난 2일까지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대상 기업으로부터 받은 이의신청을 검토한 후 3주 이내 신청결과를 통보할 방침이다. [미디어펜=류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