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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5'로 시작된 전기차 '플랫폼' 경쟁

2021-02-24 11:18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 5의 등장으로 완성차 업계의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비용절감부터 성능개선 등 다방면에서 이점을 갖는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통해 발빠른 전기차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전기차 다음으로 꼽히는 지상 모빌리티시대에 자율주행시스템이 적용되면 이 플랫폼을 바탕으로 활용할 수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 /사진=현대차 제공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자사 전기차 전용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차 아이오닉 5를 글로벌 최초로 공개하고 본격적인 시장공략을 공언했다. 

아이오닉 5는 현재 존재하는 전기차 중 가장 최신의 제품으로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겸비하고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시장에 등장하며 관심을 보으고 있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처음 적용된 플랫폼 E-GMP다. 

E-GMP는 기존의 내연기관 차와 다르게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구동 모터 등을 표준화된 모듈 형태로 스케이트보드 모양의 플랫폼에 탑재하고 그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모양의 상부 차체를 올릴 수 있는 구조다.

E-GMP는 크기와 무게, 부품 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실내공간을 확보하고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하는 전기차 플랫폼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용도에 따라 다양한 구조의 차체 상부를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플랫폼 길이도 자유자재로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E-GMP는 전기차 개발 공정을 단순화하고 표준화하는 등 전기차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 중요한 플랫폼 기술이다.

또 하나의 플랫폼으로 다양한 차종 제작이 가능해 고객 수요 변화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며 1가지 모델을 개발해 손익분기점까지 디자인 변경에 시간이 소요됐던 것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좀 더 소비자의 니즈가 반영된 모델이 등장 할 것으로 판단된다.

플랫폼은 자동차의 차체와 변속기 등 기본 요소를 구성해둔 일종의 뼈대를 말한다. 완성차 업체들은 지금까지 내연기관차 플랫폼에 배터리와 구동모터만 얹는 방식으로 전기차를 생산했다. 

예외의 경우도 있었지만 그 역시 기본 틀은 내연기관의 차량이 기초가 됐다. 대표적인 차량이 현대차의 초기 아이오닉 일렉트릭 모델이었다. 이에 하이브리드와 같은 내연기관의 차가 먼저 시중에 모습을 드러내고 이후 전기차 모델이 출시되는 과정을 거쳐왔다. 

이 밖에 코나와 쏘울, 니로 등도 기본베이스는 내연기관 차량의 플랫폼을 공휴하는 모델들이었다. 

전기차는 엔진과 변속기가 필요 없고 부품의 개수도 내연기관차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내연기관차에 맞춰진 플랫폼을 이용해 전기차를 생산하면 불필요한 공간이 발생하고, 최적의 공간활용성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배터리적제 용량의 한계 등도 문제가 되며 최적의 성능을 구현하는 데도 문제가 발생한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반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전동화에 최적화한 구조를 갖췄다. 무거운 배터리를 차량 하부에, 전륜과 후륜에는 전기 모터를 배치해 더 넓고 안정적인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이 모든 부품이 하부에 집중되며 디자인의 자유도 역시 높다. 

급속충전 등 전기차에 필요한 기술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기존 전기차와 달리 차별화한 설계를 통해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며 생산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지금껏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혼류 생산했기 때문에 필요 없는 공정을 거치기도 했다. 전용 플랫폼으로 전기차를 만들면 최적화한 공정을 갖춰 생산 효율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비용까지 낮출 수 있다.

더욱이 현대·기아차가 최근 개발 계획을 밝힌 전기차 기반의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역시 E-GMP를 적용하고 차량 용도에 따라 맞춤형으로 다양한 콘셉트의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20CES에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솔루션 중 하나로 PBV를 제시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으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새로운 지상 모빌리티에서도 E-GMP의 유연성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를 전용 플랫폼에서 얼마나 단순한 구조로 만들어내느냐가 현대차·기아의 흑자 여부를 가릴 요소다"며 "전용 플랫폼이 갖춰지면 장기적으로 전기차의 가격도 낮아지고 회사의 영업이익도 높아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주요 완성차 업계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개발 경쟁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폭스바겐의 'MEB' 플랫폼을 시작으로 다임러 EVA, GM BEV 3, 토요타 e-TNGA, 르노-닛산 CMF-EV 등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해 신차에 적용 중이다. 

전기차 선구자적인 이미지를 보유한 테슬라는 처음부터 1가지 플랫폼을 통해 현재의 모델들을 양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아이오닉 5를 23일 선보이며 완성차 업계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간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던 테슬라의 일방적인 독주도 어려워질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는 이유도 아오닉 5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는 장기적으로 전용 플랫폼을 판매하는 것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완성차 업계에서 이미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는 타브랜드의 차종이 존재하는 만큼 전기차의 플랫폼은 이보다 활발한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도 전망된다. 

기존에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기업도 이 플랫폼을 구매해 전기차의 생산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환경규제 강화로 의무판매제와 같은 규제가 적용되면 플랫폼 판매사업도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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