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구자열 LS그룹 회장이 한국무역협회의 새로운 수장을 맡게 됐다. 15년만에 재계에서 무역협회장이 나온 만큼 무역·상사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구자열 신임 한국무역협회장./사진=미디어펜 DB
24일 재계에 따르면 무협은 이날 오전 정기총회를 개최해 구 회장을 제31대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무협 회장단은 지난 19일 구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결정한 바 있다.
역대 무협 회장직은 2006년 이후 지금까지 퇴직 산업통상자원부 관료 등의 자리였다. 그러나 구 회장이 새 무협 회장이 됨에 따라 15년 만에 민간 출신이 빛을 보게 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수출 기업들이 애로를 겪는 상황 속에서 관료 아닌 현장 경험이 풍부한 기업인 출신이 적합하다는 업계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구 회장은 럭키금성상사(현 LG상사)에 1978년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15년간 미국·싱가포르·일본 등 전 세계 무역 현장을 종횡무진했다. 2013년부터는 LS 회장으로서 LS그룹을 경영하며 전 세계 25개국 100여 개소에 현지 생산·판매법인을 둔 글로벌 기업으로 일궈냈다.
한편 공공분야에서는 국가지식재산위원회 공동위원장과 발명진흥회장을 맡아오며 정부 정책 수립·산업 활성화에 힘쓰기도 했다.이와 같이 정통 상사맨으로 실무 경험이 풍부하고 다방면에서 기여한 공로도 크다는 점이 무협 회장의 자격을 충족했다.
구자열 호(號) 무협은 2년 연속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며 역성장한 국내 수출업계 실적이 상승세로 전환하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일에 주력할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수출 플러스 전환을 위해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구자열 신임 무협 회장은 수출기업들이 실질적인 정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무역·상사 업계는 구 신임 회장이 △선복 확충 △환율 변동 △기업인 이동 등 코로나19로 인한 3대 수출 애로를 효과적으로 해소하도록 정부와 협력을 강화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 외에도 현 문재인 정부는 친노동 정책을 표방하고 있고 기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반기업 정서 역시 팽배하다는 점 역시 기업 경영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게 현실이다.
그간 구 회장은 LS그룹에서 여러 경로로 구성원들과 소통해왔고 합리적 의사 결정을 중요시 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만큼 구 신임 회장이 정부와 정치권, 시민단체들과의 대화 창구 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평이다.
한편 구 회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무협 회장을 맡게 돼 큰 영광"이라며 "평생을 기업 현장에서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7만여 회원사가 당면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해 우리 무역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이어 "무협이 회원사의 디지털 전환을 돕기 위한 업계 테스트 베드가 돼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지원책과 사업모델도 발굴하겠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유망 신산업과 신흥 성장시장을 중심으로 협회의 사업구조를 바꾸고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집중해 핵심사업의 성과를 높이겠다”고 언급했다.
구 회장은 "현장의 목소리에 낮은 자세로 귀 기울여 업계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