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모델을 늘리고 생산을 전환하는 등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가운데 현대제철이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위한 개발·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주행거리 확보를 위해 배터리 무게와 전장부품 비율이 늘어나면서 차량 경량화 솔루션이 더욱 주목 받으면서 핫스탬핑 부품 적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핫스탬핑은 950℃의 온도로 가열된 철강소재를 금형에 넣고 프레스로 성형한 뒤 금형 내에서 급속 냉각시키는 공법으로, 가볍고 인장강도가 높은 초고장력강을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다른 경량화 소재 대비 비용도 저렴하며, 15% 정도 핫스탬핑강이 적용되는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전기차의 경우 2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이 H솔루션 적용을 위해 개발 EV 콘셉트카/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지난해 11월부터 체코 오스트라바시 공장에서 연간 340만장 규모의 고강도 차량부품소재를 생산해 현대차 체코 공장에 납품하고 있다. 이는 차량 20만대 이상의 분량으로, 2019년부터 핫스탬핑 설비 2기와 블랭킹 설비 1기 준공에 착수한 바 있다.
당초 올 1월 생산을 목표로 했으나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생산을 앞당긴 것으로, 국내에도 충남 예산공장(22기)와 울산공장(2기) 내 라인을 보유하는 등 국내 최대 사업장을 구축하고 있다.
전기차에 적용되는 스틸 배터리 케이스 개발도 완료했다. 이는 알루미늄 케이스와 무게가 비슷하면서도 원가는 15% 가량 낮춤 제품으로, 안전성도 향상됐다. 이를 포함해 매년 연구개발(R&D)에 1100~14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자동차 소재 신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사이드 아우터용 초고성형(S-EDDQ급) 외판재 등 6개의 신제품을 만들었다.
전기차 전용 EGMP 플랫폼에 적용되는 특수강 소재에 대한 개발과 생산도 진행 중으로, 올해 45종을 개발하는 등 공급 가능한 자동차 강종 커버리지를 74%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까지 266종의 자동차 강종을 개발한 바 있다.
현대제철 직원이 자동차 강판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은 현대차와 'TWB 핫스탬핑 차체부품용 1GPa' 소재를 공동 개발하는 등 자동차 부품 성능도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차체 무게를 줄이고 연비도 개선시킨다는 전략이다.
이 소재는 외부 충돌에 버티는 차량 뼈대 역할을 맡는 센터필러 제조에 쓰인다. GPa는 재료 강도를 측정하는 단위로, 1GPa는 1mmX1mm 크기의 재료가 100kg을 버틸 수 있는 강도로, 기존 자동차 외부 판재 대비 2~5배 강한 수준이다.
2019년 업계 최초로 자동차 전문 브랜드 H-솔루션을 선보이고, 지난해 현대기아차·제너럴모터스(GM)·폭스바겐(VW)을 비롯한 글로벌 고객사들과 4차례 비대면 온라인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기술마케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월 홈페이지에 'AE 서비스 포털'을 오픈해 고객사와의 소통을 강화했으며, H-솔루션 전기차 모델에 기반한 선행영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기차 내 초고강력강 비중을 확대하고, 현대차 전기차 플랫폼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수소전기차를 비롯한 차세대 모빌리티 소재 개발 및 저탄소 친환경 기술개발 등 미래 지속성장 기반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