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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살린다는 김정은 연이은 회의 주재 '기강 잡기', 왜

2021-02-26 17:19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올해 1월 5일 제8차 당대회를 열고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월 들어 8일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24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25일 내각 전원회의 확대회의까지 직접 주재했다.

26일 북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지난해 현장 행보를 많이 보이던 것과 달리 올해 초 각 분야 간부를 소집해 직접 연설하는 등 기강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당대회에서 지난 5년 국가경제발전 목표가 엄청나게 미달됐다고 자인한 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을 강조했으며, 당 전원회의에선 국가기관들의 보신주의를 신랄하게 지적했다. 

특히 당 전원회의에서 임명된지 30일 된 김두일 노동당 경제부장을 즉각 해임했으며, 당 중앙군사위에선 김명식 해군사령관과 김광혁 항공 및 반항공군 사령관을 해임시키면서 결기를 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5개년 경제계획을 내각책임제로 운영하려고 하고 있으며, 경제건설현장에 군인을 적극 동원하기 위해 군 내 외화 문제 등 부정부패와 군심 이반을 차단하려는 것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내각 전원회의에서 김덕훈 내각 총리에게 회의를 지도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서도 그동안 김 위원장이 해오던 지도 역할을 총리에게 넘긴 것으로 내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평양시와 각 도들에서 제8차 당대회가 제시한 5개년 계획의 첫해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근로단체연합 궐기모임이 진행됐다고 25일 보도했다. 2021.2.25./평양 노동신문=뉴스1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올 한해 내각이 주도하는 회의가 이전보다 빈번하게 개최될 가능성이 있으며, 내각 주관 회의에서 논의되고 결정되는 내용들의 무게감도 이전보다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김덕훈 총리의 지도 역할은 내각책임제, 내각중심제의 실질적인 강화와 경제사업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 지도체제 확립을 위한 중요한 조치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 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경제사업을 작전하고 지휘하는데서 경제지도일꾼들의 책임성과 역할을 결정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임 교수는 “5개년 경제계획 수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과 과제 논의와 관련해서 새로운 내용은 찾아 볼 수 없지만 제제와 코로나19 장기화 상황 등을 감안해 북한 내부에서 증산에 필요한 노동력, 설비, 자재, 자금을 확보하는 노력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이어 “올해 금속공업과 화학공업 발전, 국산화, 재자원화에서의 성과가 5개년 계획 목표 달성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면서 “또한 이런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과학기술 발전과 경제관리 개선, 그리고 단위 특수화와 본위주의 청산이 중요하다는 인식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 매체 보도처럼 내각이 나라의 경제사령부로서의 역할을 다해 사회주의경제 관리 개선과 과학기술 발전의 촉진을 새로운 5개년 계획 수행의 근본 방도로 내세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25일 전날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가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1차 확대회의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2021.2.25.평양 노동신문=뉴스1


양 교수는 또 “이번 회의는 우리로 치면 총리 주재 국무회의라는 점에서 경제 문제의 실무 사항을 내각총리가 직접 챙기고, 중간 성과들은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통해 김정은에게 보고될 것으로 보이며, 김정은 총비서는 봄부터는 자신이 제시한 정책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한 현지지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개회와 관련해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군 내 외화 문제 등 부정부패와 군의 경제적 역할 증가로 인한 군의 불만이나 군심 이반을 차단하기 위한 자리로 보여진다”고 했으며,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향후 군대에 대한 정치적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각종 경제건설현장에 군인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동원하고자 하는 김 위원장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정 수석연구위원은 “리병철 군수 담당 비서와 박정천 총참모장이 국방상과 총정치국장보다 높은 원수 계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김정은이 계속 전략무기의 개발과 배치 및 운용, 북한군 현대화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내각 전원회의는 개최 주기가 북한 헌법에 정해져 있지 않은데 통상 분기별로, 한 해에 4~5차례 개최됐다”며 “2019년에 4차례, 2020년에 3차례 열렸고 코로나 상황으로 방역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 2020년부터는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8차 당대회와 전원회의 이후에 분야별 과업 관철을 위한 회의체를 구성·운영하고 궐기모임, 결의모임을 계속 가져오고 있다”면서 “내각 전원회의는 이런 과업 관철 위한 내각 차원의 결의모임으로, 당대회와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경제개선 방향을 그대로 이어나가겠다는 기조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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