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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3.1절 기념사 “과거에 발목잡혀 있을 수 없다”

2021-03-01 11:12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3.1절을 맞아 “우리정부는 언제든 일본정부와 마주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머리를 맞대면 과거 문제도 얼마든지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거행된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올해 열리게 될 도쿄올림픽은 한일 간, 남북 간, 북일 간 그리고 북미 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한국은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본과 우리 사이에는 과거 불행했던 역사가 있었다. 우리는 그 역사를 잊지 못한다. 가해자는 잊을 수 있어도, 피해자는 잊지 못하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제 100년이란 긴 시간이 흘렀고,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협력을 위해 이웃나라간 협력이 더욱 중요해진 만큼 한일관계는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여러번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서 3.1절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 2021.3.1./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100년이 지난 지금, 한일 양국은 경제, 문화, 인적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이 되었다. 지난 수십년간 한일 양국은 일종의 분업구조를 토대로 함께 경쟁력을 높여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넘어야 할 유일한 장애물은 때때로 과거의 문제를 미래의 문제와 분리하지 못하고 뒤섞음으로써 미래의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라며 “과거를 직시하면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다.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대로 해결해나가면서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정부는 언제나 피해자 중심주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다.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한일 양국의 협력과 미래발전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양국 협력은 두 나라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동북아의 안정과 공동번영에 도움이 되며,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3.1독립선언서는 일본에게 용감하고 현명하게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참된 이해를 바탕으로 우호적인 새로운 관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우리의 정신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1.3.1./사진=청와대


이어 “지금은 코로나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함께 준비해나가야 할 때이다. 이웃나라간 협력이 지금처럼 중요한 때가 없었다”면서 “한일 양국이 코로나로 타격받은 경제를 회복하고, 더 굳건한 협력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질서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이날 “100년 전 ‘파리평화회의’의 문턱에서 가로막혔던 우리가 이젠 G7정상회의에 초청받을 만큼 당당한 나라가 되었다”고 말하면서 올해 선도국가로 가는 확실한 이정표를 만들 것이며, 북한도 참여하는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를 성공시켜 한반도와 동아시아에 상생과 협력이 이뤄지길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G7 정상회의 참여로 우리가 이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성취 위에서 ‘선도국가, 대한민국호’가 출발하는 확실한 이정표를 만들겠다”면서 “우리는 100년 전의 선조들로부터 나라간의 호혜 평등과 평화를 지향하는 정신을 물려받았다. 10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코로나에 맞서 다자주의에 입각한 연대와 협력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도 생겼다”고 다짐했다. 

또 “지난해 12월 우리는 미국, 중국, 러시아, 몽골과 함께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를 출범시켰다. 일본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나아가 북한도 함께 참여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우리는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국들과 협력할 것이다. 코로나와 같은 신종 감염병과 가축 전염병의 초국경적인 확산은 한 나라의 차원을 넘어 다자주의적 협력에 의해서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1.3.1./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도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다. 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이란 3대 원칙에 입각해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참여를 시작으로 북한이 역내 국가들과 협력하고 교류하게 되길 희망한다. 한반도와 동아시아에 상생과 평화의 물꼬를 트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지금 이웃을 위해 매일 아침 마스크를 챙겨 쓰는 국민의 손길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국민들의 가슴 깊은 곳에도 국난극복을 위해 함께한 3.1독립운동의 정신이 살아 숨쉬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웃을 위해 인내하고 희생해온 국민들과, 지금 이 순간에도 격리병동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의 노력으로 코로나와의 기나긴 싸움도 이제 끝이 보이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충분한 물량의 백신과 특수 주사기가 확보됐고, 계획대로 접종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끝까지 방역에 최선을 다하며, 국민 한 분 한 분이 모두 코로나로부터 안전할 수 있을 때까지 백신접종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다음 겨울에 접어드는 11월까지 집단면역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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