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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중고'…R&D 경쟁력↓ 노사관계 불안감↑

2021-03-02 11:27 | 조한진 기자 | hjc@mediapen.com
[미디어펜=조한진 기자]한국 기업들이 ‘이중고’에 직면하고 있다. 연구개발(R&D) 경쟁력 약화로 미래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노사 불안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유럽집행위원회 ‘EU R&D 스코어보드’의 2011년 이후 세계 2500대 R&D 기업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2500대 R&D기업 중 한국 기업 수는 2014년 80개에서 2019년 59개로 21개 줄었다. R&D 금액을 기준으로 비중은 2014년 3.9%에서 2019년 3.6%로 0.3%포인트 감소했다.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 /사진=현대차 제공


국내 기업의 R&D 위상이 약화되고 있는 것은 2015년 5월 ‘중국제조 2025’ 국가전략 수립 후 기술굴기를 앞세운 중국 기업의 약진의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1~2019년 세계 2500대 R&D 투자 기업에 포함된 중국 기업은 2011년 56개에서 2019년 536개로 480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 기업 R&D 투자액은 연평균 30.8% 증가했다.

이 같은 중국의 부상은 ‘반도체 굴기’를 비롯한 중국 정부의 막대한 자금지원이 뒷받침된 결과다. OECD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14년~2018년 세계 21개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매출액 대비 정부 지원금 비중이 가장 높은 상위 5개 기업 중 3개가 중국 기업이었다.

R&D 위상 약화에는 한국기업의 R&D 투자가 반도체 등 ICT 품목에 편중되고, 특정 기업 의존도가 높은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2019년 세계 2500대 R&D 기업에 진입한 한‧중‧일 기업의 업종별 구성을 살펴보면 한국의 경우 ICT 제품의 비중이 58.9%에 달했다.

신성장분야에 대한 R&D 투자 비중이 낮은 것도 문제다. ICT서비스, 헬스케어 등 2대 신성장분야에 대한 R&D 투자 비중의 경우 중국과 일본이 2019년 기준으로 각각 23%, 17%에 달했다. 반면 한국은 4%에 머물렀다.

또 2019년 한‧미‧일‧중 4개국의 R&D 투자금액 1위 기업이 자국 기업 전체 R&D 투자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미국(알파벳)이 7.5%, 중국(화웨이 인베스트먼트앤홀딩스)이 16.4%, 일본(토요타자동차)이 7.9%였다. 이에 비해 한국(삼성전자)은 47.2%에 달해 특정 기업 R&D 투자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한국은 반도체 등 ICT 제조업 분야에서는 기술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으나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등 서비스업 비중이 큰 신산업 분야에서는 갈 길이 멀다”며 “기업경쟁력 훼손 및 반기업정서를 조장하는 규제도입을 지양하고, R&D 투자기업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등 투자환경을 개선해 신산업 분야 글로벌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R&D 경쟁력에 경고음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노사 리스크는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조사가 나오면서 기업의 부담이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21년 노사관계 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 159개사 중 59.8%는 2021년 노사관계가 2020년보다 더 불안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개정 노조법 시행,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여건 악화, 보궐선거 및 차기대선 등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또 기업들은 해고자·실업자의 노조가입 허용,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규정 삭제 등의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노조법 개정이 노사관계를 불안하게 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64.2%에 달했다.

경총은 “회사와 근로계약 관계가 없는 해고자·실업자 등이 노동조합에 가입해 사업장 내에서 강성 조합활동을 하거나, 단체교섭 의제가 근로조건 유지·개선에서 벗어난 해고자 복직이나 실업대책 등, 기업 내부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 정치적·사회적 이슈로 확대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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