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마(魔)’의 5000만원선을 거뜬히 넘긴 비트코인이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에도 수혜로 이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주식투자자들이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시장에 몰리는 가운데, 거래계좌로 케이뱅크를 활용하려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3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예‧적금 수신잔액은 6조8400억원, 고객수(수신+여신)는 311만명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수신잔액이 3조7500억원, 고객수가 219만명인 것에 견줘 각각 3조900억원, 약 92만명 늘어났다.
1월에는 수신잔액 4조5000억원, 고객수 247만명을 기록했다. 업계 1위인 카카오뱅크보다 거래규모가 열세지만 최근 1~2개월의 실적 급등은 괄목할만한 성적이다.
케이뱅크 측은 새해 거래규모 급증에 대해 가상화폐 거래 활황세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6월 국내 2위 가상화폐거래소인 ‘업비트’와 제휴를 맺었다. 업비트는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등을 거래하고 있다. 두 회사의 제휴에 따라, 업비트 고객들은 가상화폐를 거래할 때 케이뱅크의 계좌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타행의 경우, 농협은행은 국내 1위 거래소인 빗썸과 3위 코인원을 각각 제휴했고, 신한은행은 코빗과 제휴를 맺고 있다. 이들 거래소도 계약사항에 따라 지정 은행 계좌로 거래해야 한다.
가상화폐 거래시장이 활성화될수록 은행 수신잔액도 늘어나는 선순환구조를 그리는 셈이다. 초저금리 여파로 은행 고객들이 다른 직접투자처로 대거 유출되는 가운데, 가상화폐가 흥행을 이끄는 수단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가상화폐시장이 주목받으면서 2040세대를 중심으로 케이뱅크에 대한 정보공유가 활발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파킹통장도 수신잔액‧고객수 증가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주식투자 광풍으로 투자자금을 보관하기 위해 파킹통장을 개설하려는 수요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1금융권의 파킹통장 납입금액은 1000만~2000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최대 1억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또 하루만 맡겨도 조건 없이 연 0.6%의 금리를 제공한다.
고금리 적금상품도 흥행요인으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신한‧우리카드 등과 손잡고 연금리 최고 8.5~10%를 제공하는 적금상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12개월 간 납입하며, 통장 최대 납입한도는 월 20만원으로 부담스럽지 않아 알짜 상품으로 꼽힌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업비트에서의 거래를 위한 가입뿐만 아니라 이와 무관한 (파킹통장‧고금리 적금상품 등) 일반 고객도 많이 유입되면서 예비자금이 많이 들어오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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