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대형건설사들이 배당규모를 늘리고 배당정책을 발표하는 등 주주 친화경영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배당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향후 주주들의 의견을 더 반영하고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 CI./사진=각사 제공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보통주 1주당 2300원·우선주 1주당 2350원, 총 3794억원을 현금 배당한다. 이는 지난해(3299억원)보다 15%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오는 2022년까지 삼성전자 등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의 70% 수준을 재배당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0조2161억원, 8571억원으로 2019년보다 각각 1.8%, 1.1% 줄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10.8% 증가한 1조1607억원으로 집계됐다.
GS건설도 총 배당금액을 20% 넘게 늘렸다. GS건설은 배당금을 2019년 1000원에서 2020년 1200원으로 높였다. 배당금 총액도 794억원에서 960억원으로 늘어났다. GS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10조1229억원, 영업이익 7504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보다 각각 2.8%, 2.2%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3297억원으로 2019년보다 26.3% 줄었다.
현대건설은 보통주 1주당 600원·우선주 1주당 650원, 총 669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해외 현장에서 코로나19 타격에 따른 공정 지연 비용을 선반영하면서 실적이 악화됐지만, 배당금액을 지난해와 같게 유지했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5490억원, 2277억원으로 2019년보다 각각 36.1%, 60.3% 떨어졌다. 매출액은 16조9709억원으로 2019년보다 소폭(1.8%) 감소했다.
대림산업은 보통주 1주당 1300원, 우선주 1주당 1350원 등 배당금을 전년 수준인 504억원으로 유지했다. 올해 지주사 체제로 출범한 DL이앤씨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약속했다. DL이앤씨는 올해부터 3년간 순이익의 15%를 주주환원에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지배주주 순이익의 10%는 현금배당으로 주주들에게 환원하고, 5%는 자사주를 매입하는데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건설업계는 배당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건설업종은 경기 흐름에 영향을 많이 받고 수익 변동성이 심해 건설사들이 배당보다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건설사들이 경기 사이클에 따라 이익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을 보완하고 사업 리스크를 분산시키기 위해 건설업과 경기를 같이 타지 않는 사업들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며 “이익이 많이 나더라도 배당을 늘리는 대신 유보금을 쌓고 신규 사업에 투자를 많이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사들은 ‘짠물배당’이라는 오명도 얻었지만, 최근 들어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반영하면서 주주친화정책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건설사들은 이익이 일정하지 않아 돈을 잘 버는 상황에서도 미래를 대비한다는 이유로 배당금을 안 늘리고 배당 정책도 발표하지 않는 등 비판을 받았다”며 “어려울 때만 손 벌리고 좋을 때는 모른 척한다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런 부분들을 건설사들이 점차 반영해나가면서 주주친화정책을 펼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