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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공장 미래시장 준비…세단서 SUV로 체재 전환

2021-03-06 09:00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가 미국 생산 체제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심으로 전환하며 미래차 시장을 준비하는 동시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펼친다.

세단 생산 물량을 국내로 되가져오는 대신, 미국 현지에서 SUV와 픽업생산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미래시장의 변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현지시간)부터 현대차 미국 생산법인(HMMA)은 앨라배마 공장에서 4세대 신형 투싼 1호 차 출고 기념식을 열었다.

현대자동차 미국 HMMA법인 공장. /사진=현대차 제공



투싼은 이 공장의 터줏대감인 쏘나타를 비롯해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와 싼타페에 이어 네 번째 생산 모델이 됐다. 지난 2005년 이 공장이 준공된 이래 네 차종을 생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 투싼의 현지 생산도 처음이다.

호세 무뇨즈 현대차 북미법인장 겸 글로벌 운영 책임자는 "앨라배마 공장에서 네 종류의 신차를 생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대차가 북미 시장에서 SUV 수요 증가를 충족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투싼 생산을 위해 이른바 '리-툴드(Re-tooled)'로 불리는 생산설비 보완 작업을 마쳤다. 이곳에서 생산한 투싼이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인근 멕시코까지 수출될 예정이다.

투싼의 현지생산을 시작으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SUV와 픽업트럭 중심으로 재편한다.

이곳에서 생산 중인 네 가지 신차 가운데 쏘나타와 아반떼 등은 점진적으로 국내(아산과 울산공장)로 되가져온다.

앞서 지난달 6일 현대차는 경영설명회를 거쳐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하는 쏘나타와 아반떼 물량을 국내 공장이 되가져오는 방안에 노사가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국내 공장 U턴 물량은 약 7만대다.

7만 대 생산 물량을 되가져오는 대신, 4세대 투싼을 시작으로 SUV와 픽업트럭 생산은 확대한다.

이제까지 현대차 투싼은 울산 2공장과 5공장에서 생산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2공장이 제네시스 신차인 GV70 생산하면서 투싼 수출물량을 미국 공장에 넘겨주게 됐다.

투싼의 미국 판매는 국내보다 3배 이상 많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공장 셧다운 여파, 모델 노후화라는 악재 속에서도 미국 판매가 12만4000대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는 3만6000대 판매에 그쳤다.

결국, 앨라배마 생산분 7만대(쏘나타·아반떼)를 국내로 가져오고 현지에서 12만대 이상 판매기록을 세워온 단일차종 투싼을 현지에서 생산하는 게 한결 유리한 셈이다.

올 하반기에는 투싼의 파생 모델인 소형 픽업트럭도 내놓는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15년 3세대 싼타페를 밑그림으로 한 픽업 콘셉트 '싼타크루즈'를 선보인 바 있다. 미국 픽업트럭 시장을 겨냥한 콘셉트 싼타크루즈를 앞세워 현지 반응도 살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한미FTA 개정안에 따라 사실상 한국산 픽업트럭의 수출은 무산됐다.

애초에는 미국이 올해(2021년)부터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 25%를 완전해 철폐해야 했다. 하지만 FTA 개정안에 따라 관세부과를 2041년까지 20년 추가 연장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수출 대신 현지생산으로 전략을 수정했고, 첫 번째 결과물이 올 하반기 투싼 픽업트럭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결국,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점진적으로 쏘나타와 아반떼 생산을 줄이고, 싼타페와 투싼, 픽업트럭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으로 생산체제를 재편한다.

현재 주요 경쟁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포드와 GM 등 미국 제조사는 소형차와 세단 수요 감소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 공장을 폐쇄하거나 SUV 생산 체제로 전환 중이다. 현대차 역시 시장 흐름 변화에 따라 생산 체제를 재편하는 셈이다.

이런 전략 개편은 북미 공장의 가동률 향상은 물론 수익성에도 도움이 된다. 2010년대 초 가동률 100%를 넘어섰던 앨라배마 공장은 세단 수요 감소로 최근 5년 사이 줄곤 가동률이 80%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3분기에는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쳐 가동률이 67% 수준에 머물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율주행 차시대에는 박스카 형태의 차량이 활용도 면에서 우수하기 때문에 미래차 시장을 대비해 글로벌 기업들이 체제개편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현대차 역시 미국시장에서 이를 대비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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