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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수자인' 딱지 뗀 한양건설, 미분양 행진

2021-03-08 13:44 | 이다빈 기자 | dabin132@mediapen.com
[미디어펜=이다빈 기자]한양건설의 주택사업에 먹구름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신규 주택브랜드 ‘한양립스(LEEPS)’를 론칭하고 최근 리뉴얼까지 했지만 분양 성적표는 초라하다. 한양과 ‘한양 수자인’ 브랜드를 공유하던 때와 사뭇 다른 모양새이다.

한양건설 CI./사진=한양건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목포 한양립스 더 포레'는 지난달 1일 특별공급 109가구 모집에 불과 9명만 청약을 신청해 소진율이 8%에 그쳤다. 이어 1순위 청약에서는 6개 타입 중 4개 타입이 미달됐다. 특히 59㎡A와 83㎡C 타입의 경우 2차 청약 이후에도 각각 6가구, 2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악성 미분양 사태까지 우려되고 있다. 

당초 한양건설은 한양과 주택브랜드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수자인'을 함께 사용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회사 규모와 시공능력평가 순위 차가 크게 나는 두 건설사가 한 브랜드를 공유하는 것에 대한 지적이 지속됐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한양은 32위, 한양건설은 124위를 기록했다. 두 건설사가 한양 수자인 브랜드를 공유하던 마지막 해인 2015년 당시에도 한양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4위, 한양건설은 215위로 큰 차이를 보였다.

2015년 한양건설이 분양한 경기 용인시 '광교산 한양수자인 터킨포크'에서 입주 전 하자문제로 입주예정일이 지속해서 연기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두 건설사의 한양 수자인 브랜드 공유도 막을 내리게 됐다. 브랜드를 공유하면서 생긴 책임소재에 한양의 입장 역시 당혹스러워지자 브랜드 공유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한양건설과 한양은 2016년부터 각사의 주택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한양건설은 한양 수자인 날개를 떼고 전남 '화순 삼천 한양립스'를 시작으로 생활(Living), 에너지(Energy), 환경(Environment), 사람(People), 스마트 시스템(Smart system)의 의미를 담아 주택브랜드 '한양립스'를 런칭했다. 다만 2016년 이전에 분양해 2016년 이후 준공한 일부 단지들에 한해서는 분양 당시 단지명 그대로 수자인 브랜드를 적용했다.

한양 관계자는 "한양과 한양건설은 별개 건설사로 과거에 브랜드 사용 계약을 체결한 바가 있지만 현재는 한양은 한양 수자인, 한양건설은 한양립스 브랜드만 사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양립스 BI, 한양 수자인 BI./사진=한양건설, 한양



그런데 한양건설이 한양립스 브랜드를 론칭한 이후 미분양 악몽이 이어지고 있다. 한양건설은 2019년 5월 한양립스를 새롭게 리뉴얼하고 주택사업 강화에 나섰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19년 경기 오산시 원동에 분양한 '오산원동 한양수자인'은 1·2순위 청약에서 60가구 모집에 9명 접수로 청약이 마감됐다. 해당 단지는 60가구의 소규모 단지로 84㎡A 타입의 경우 1가구만 접수를 받았는데 2순위 기타지역까지 단 한건도 접수를 받지 못해 해당평형 청약접수 건수 '0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울산 북구에 공급한 '오토밸리 한양립스 포레스트'의 경우에는 59㎡ 단일면적 두 타입 모두 1순위 청약에서 각각 13가구, 38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중 한 타입은 2순위 청약에서 4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으나 다른 타입은 5가구가 미분양됐다. 

한편, 한양 수자인의 브랜드 파워를 지키고 있는 한양은 주택 사업에서 순항하는 모습이다. 한양이 올해 1월 경기 의정부시에서 분양한 '의정부 고산 수자인 디에스티지'는 평균 경쟁률 26대 1로 완판됐다. 최고 경쟁률은 C1블록 전용면적 79㎡B에서 나왔으며 10가구 모집에 1694명이 신청해 169.4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에 분양한 경기 '하남 감일 한양수자인' 단지는 평균 60.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 시장에서 아파트 브랜드는 집값을 좌우할 만큼 수요자들이 중요시 여기는 요소이기에 기존 사용하던 한양 수자인 브랜드 사용권을 잃은 것이 한양건설에게는 타격으로 작용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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