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민규 기자]차기 대선을 1년 앞두고 여권 내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양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제3의 ‘친문’후보가 등장할 거란 움직임 또한 관측되면서 향후 더불어민주당 내 대선 구도가 더욱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대권 지지율 선호도 조사에서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위로 올라서면서 정권 사수를 위해 ‘친문 후보 만들기’ 움직임이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여권 내 '잠룡'들의 주요 변수는 당 주류인 친문 진영의 움직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낙연 대표는 9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4월 총선 직후 지지율 40% 대로 치솟으면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차기 대선 주자였지만 새해 화두로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내세운 이후 강한 역풍을 맞으면서 지지율이 하락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경기도청, 더불어민주당 제공
긍정적인 부분은 거대 여당을 이끌고 '권력기관 3법', '코로나 3법' 등 굵직한 법안들을 처리해오면서 강력한 리더십이 돋보였다는 점이다. 또 최근 'LH 사태'로 인해 '부동산 민심' 악화 조짐이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가 4·7재보궐선거를 진두지휘해 승리할 경우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당내 '비문'이라는 꼬리표가 대표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그는 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 등 정책 이슈 선점으로 지지세를 키워 1강 체제를 만들었지만 당내에서 친문 진영의 강한 견제를 받고 있다. 특히 친문 주류를 중심으로 비문 성향의 이 지사를 견제할 '제3후보론'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당내에서는 윤 전 총장의 부상으로 제3의 친문 후보를 등장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마지막 해에도 40%대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이 누굴 선택할지가 최대 변수다.
민주당으로서도 윤 전 총장의 행보는 초유의 관심사다. 특히 윤 전 총장이 ‘반문재인’의 상징성을 띄고 있는 만큼 차기 대선 후보 선출과정에 있어서도 ‘윤석열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는 후보’가 우선시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경쟁력은 이 지사가 높지만 지난 19대 대선 경선 이후 깊게 파인 감정의 골이 아직 메워지지 않았다. ‘친문 적자’로 일컬어지는 김경수 경남지사도 거론되지만 ‘드루킹 사건’으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만큼 가능성은 희박하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이광재 의원도 거론되지만 낮은 지지율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다만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다고 해도 친문의 정서가 대선판을 좌지우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거대 여당으로 성장해버린 민주당을 일부 친문이 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문 대통령 지지율과 제3후보와 관련해서 "대통령 지지율이 높다고 해서 친문이 후보를 만들려는 행위와는 거리가 멀다. 지지율과 연관시킬 필요는 없다"면서도 "제3의 후보를 세워 이 지사를 비토하려는 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