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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성칼럼 '인정사정']2015년 을미년 대한민국이 살길 '상생'

2015-01-07 21:45 | 김덕성 기자 | kds@mediapen.com

   
▲ 김덕성 뉴스본부장
기획재정부 산하 조달청의 한 고위직 여성관료의 이야기다. 그는 지난 10년동안 승진 인사가 나올 때마자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조달청은 그를 올해 서울청장으로 발령했다. 허나 언론은 조용했다. 궁금증이 발동, 수소문해보니 적잖은 뒷말이 따랐다.

"공무원의  ‘마초본능’ 인사발령이다.""공직사회에 여성이 넘기 어려운  유리 천정의 실체가 드러났다." 등 등... 세종시 관가서 흘러나온 얘기는 남성중심의 고위공무원사회에 여성공무원의 입지가 힘든 상황을, 후자는 고위직 공무원사회에서 여성의 승진이 얼마큼 어려운 지를 각각 말하는 것이다.
 
논란의 당사자는 최근 장경순 조달청서울지청장. 그는 박근혜대통령 취임 이후 조달청이 처음 실시한 2004년 1월 정기 인사에서 본청의 핵심 요직인 기획조정관으로 전격 발탁됐다. 당시 지청장을 합쳐 15명의 국장급이 남성인 조달청에서, 게다가 행시출신이 독차지하다시피한 기획조정관자리에 기술고시출신의 낙점은 이례적이었다
 
장 지청장의 지난 10년 승진은 장안의 화제였다. 지난 2004년 제주지방조달청에 이어 국장급 인천지방조달청장(2009), 2011년 본청 국제물자국장 등을 지내면서 최초 여성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여성공무원의 지평을 연 그의 승진가도는 남성중심의 공무원사이에서도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조달전문 관료로 자리 잡아가는 길에서 2013년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이 취임했다. 관운은 '운칠기삼'이라고 했다. 조달청은  그를 행정직 국장급 맏형이 맡아야 하는 핵심보직, 기획조정관에 앉혔다. 박대통령은 대선공약에서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를 줄곧 강조한 바 있었다. 발탁동기가 무엇이던간에 관가와 일반 국민은 파격인사를 주목했다.
 
장 조정관의 직전 국장승진과정은 기술고시출신으로서 전문성과 업무처리를 인정에 따른 것이었다면 기획조정관 임명은 탁월한 능력 이상의 조달청차원의 대내외 정략적 포석이 깔린 것이었다. 그 배경이 어떠하던지 국민은 개의치 않았다. 국민은 능력을 갖춘 인재를 귀하게 여기는 여성시대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진정성은 오래가지 못했다. 정부조달을 컨트롤하는 핵심 요직인 기획조정관자리에 오르기까지 그의 거침없는 승승장구는 단 1년이었다.                                             
 
최근 1년동안 특정 여성 국장의 보직을 둘러싼 해석은  '쑥덕공론'의 수준이 아니다. 나름 배경과 이유가 있다.
  
"현 정부에 여성장관이 1인에 불과하고 1·2급 고위공직자 가운데 여성은 4% 선으로 4년째 제자리다. 41개 부처 가운데 고위 여성공무원이 없는 부처가 절반에 달한다." 현정부를 질타하는 여성계는 고유의 치밀한 통계치를 들이민다.
 
이어 국가공무원 일반직의 32%가 여성이며 해마다 행시합격자의 40%를 웃도는 여성이 공직생활에 첫 발을 딛고 9급 국가직 공무원에서도 여성합격률이 남성 못지않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그럼에도 상위 직으로 올라갈수록 여성의 숫자는 줄어드는 게 한국 공무원의 현주소란다.
 
   
대한민국 최초 여성대통령시대에 살고 있으나 고위직 공무원사회에 여성중용책은 오리무중이다. 위기의 대한민국은 비단 여성중용책뿐만 혁파해야 할 규제가 한 둘이 아니다. 을미년 경제위기 극복과 민생안정을 위해서는 공무원집단이 복지부동에서 탈피, '일신 우일신'하는 각오와 실천이 긴요하다. 사진은 세종시에서 둥지를 튼 정부청사

 

 

 

 

 

 

 

 

 

대한민국  공무원 조직의  마초문화는 유리천정을 더욱 높게 만들고 공고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기업과 백성에 여전 절대 '갑'인 공무원세계도 성적 소외 등 차별은 여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우리 가정으로 눈을 돌리자. 팍팍한 생계 속에서도 집집마다 교육열이 뜨겁다. 허리띠 졸라매도 교육에 앞날의 희망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공무원 인사현실은 그런 가정의 새싹에게 말하기 부끄러운 일이다. 인사에 차별을 두는 공무원조직은 헌법에서 명시된 국민의 평등과 자유, 존엄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공무원의 책무에 위배된다.  단 한명인 국민이라할 지라도 그의 행복 추구권을 제한하고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공무원조직이 아니다.
 
직업선택과 직장생활과정에서 희망을 꺾고 기대감을 접게 하는 자는 공복이 아니라 공공의 적이다. 여성공무원에게 차별과 홀대를 지속시키려는 공무원이 주변에 혹시 있다면, 아니 그분이 공무원 당신이라면 공직을 서둘러 접도록 권하거나 떠나라. 그런 분은 본인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여식과 그 친구들의 꿈이 제대로 필 수 없게 만드는 걸림쇠이기 때문이다. 혹 공무원인 꿈인 딸이 있으시다면 서둘러 마초이즘을 세탁하시길 바란다. 딸의 행복을 위해 애비의 도리를 다하길 바란다. 
 
박근혜대통령은 여성으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받아 가쁜히 당선됐다.  출범 첫 해 중앙과 지방의 정부, 공기업, 심지어 민간 기업조차 조달청 사례와 같이 앞 다퉈 여성 중용을 알리며 여성들에게 대통령을 대신해 여성시대를 예고했다. 그러나 박대통령이 취임한 지 2년도 지나지 않은 현재.  현 정부에서 여성의 고위직 중용이나 비중 확대의 뉴스를 보거나 들은 국민은 없다. 이에 여성계에서는 일반 공무원이나 고위직 관료인사에 레임덕이 미리 온 게 아니냐고 꼬집는다. 재임 초기에 대통령이 나서지 않아도 알아서 챙긴 행정부는 온 데 간 데가 없기 때문이다.
 
전시행정과 복지부동은 시대가 바뀌어도 크게 변하지 않는 듯하다. 같은 '갑질'을 하는 공무원도 '갑 중 갑'이 있고 '갑 중 을'이 있다. 후자는 여성과 같은 소외대상이다.
 
같은 '갑'이라도 '을'이 있는 게 공무원사회이다. 그러나 그 '갑'류 공무원집단을 향해 소리없는 아우성을 외치는 집단이 있다. 바로 기업이다. 정부는 민생안정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과도한 규제혁파를 강도높게 추진 중이다. 그러나 민간이 느끼는 체감속도는 여전 '완행'이고 가물에 콩나듯 한다. 규제덩어리 깨기와 규제문고리 자르기는 대통령과 행정부의 일심합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기업의 소리없는 원성은 하늘을 찌른다. 오죽 답답했으면 '기요틴'과 같은 극단적 언어가 나왔을까.
 
'마초이즘'. 사전 풀이는 남성우월주의이지만 넓은 의미에서 힘센 집단이기주의를 말한다. 힘센 자는 보유 무기를 놓지 않으려 하고 감춘다. 그리고 없다고 하기도 하고 존속가치에 강한 의미를 부여한다.  규제는 힘센 자의 강한 통치수단이기 때문이다.  강한 통치수단이 집단이기주의와 한 몸이 됐을 때 위기의 대한민국은 더욱 미궁으로 빠지게 된다.
 
과거 개발 년대에 전쟁의 잿더미에서 굶주림을 벗고 경제발전을 이루게 된 원동력은 애국심에 근거한 엘리트 마초이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시대는 변하고 환경도 변했다. 21세기 선진국 문턱에서 우리는 현재 도약과 퇴보의 기로에 서있다. 그 몫은 경제권을 쥐고 있는 기업의 진취적이고 창조적 경영과 관리이지만 그 기업이 제 역량을 발휘토록 하기 위해서는 기업을 옥죄는 제도와 규제의 완화, 나아가 기업친화적 정책의 시행이 중요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가 밝았다. 을미(乙未)년이다.  을미년에서 위기에 세상을 사는 지혜를 보자. 을은 둘째를 말하고 미(未)는 온순한 동물 양을 뜻한다. 올해 지위고하, 남여노소를 막론하고 '갑'과 '을'을 떠나 화평한 양떼처럼 서로를 존중하면서 한 데 어울려 보자. 절대 권력을 가진 갑, 또는 힘세고 강한 마초이즘성 ''은 힘없고 약한 '()'을 진심으로 배려하고 선량하나 절대 약자인 백성, ()을 섬기는 데 진력을 다하자. 2015'을미' 화두 실행이 우리 모두에게 공동의 선으로 이끄는 지름길임을 확신, 확신하자.
 
글로벌 금융위기는 여전 진행중이다. 우리 대한민국이 수출 10위의 경제대국이라고 하지만 미국과 중국, 유럽의 강대국과 비교해서는 절대 '을'이고 절대 약한 '양'이다. 그런 양떼인 대한민국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글로벌경제시장은 약육강식의 잔인한 생태계다.  /김덕성 미디어펜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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