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상열 KB손해보험 스타즈 배구단 감독이 결국 자진 사퇴한다. 12년 전 있었던 박철우 폭행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논란이 이어지자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이상열 감독은 12일 구단을 통해 "다시 한번 12년 전 본인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박철우 선수와 배구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죄 드리고, 자숙의 시간을 갖기 위해 사임한다"고 밝혔다.
KB배구단은 이상열 감독의 사의를 수용하고, 2020-2021시즌 종료시까지 코치 중심 체제로 선수단을 운영하되 이경수 코치에게 임시로 감독대행의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이상열 감독은 "이번 시즌 저를 믿고 따라와준 선수들과 스태프들에게 정말 고맙고 미안하다. 시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출신 팀에서 잠시나마 감독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지금처럼 KB배구단을 항상 사랑으로 응원하겠다. 배구를 사랑하는 모든 팬들에게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을 전했다.
KB배구단은 "이상열 감독이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솔선수범하며 선수 눈높이에 맞춰 같이 고민하고 배려하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소통을 했다. 이를 기반으로 선수들에게 프로선수로서의 자세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였고, 자율과 권한 부여를 통해 선수 중심의 긍정적이고 재미있는 배구 토대를 만들어준 것에 감사한다"고 그동안의 수고에 대해 인사했다.
이상열 감독은 KB손해보험의 전신인 LG화재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이번 2020-2021시즌을 앞두고 KB배구단 감독을 맡았다.
하지만 최근 배구계를 강타한 이재영-이다영(이상 흥국생명) 쌍둥이 자매발 학교폭력 이슈가 이상열 감독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2009년 이상열 감독이 대표팀 코치 시절 박철우(당시 국가대표 선수, 현 한국전력)를 폭행한 사실이 재조명을 받았다. 박철우는 이 감독이 진심으로 사과한 적도 없이 프로배구 무대로 돌아온 데 대해 분노를 나타냈고, 코트에서 마주칠 때마다 힘들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이상열 감독은 박철우의 입장이 알려진 후 이번 시즌 잔여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논란이 계속 이어지자 결국 감독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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