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의 독자적인 기술로 완성된 수소연료전지차(수소전기차)의 생산을 늘리며 친환경차 시장에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6500대 수준이었던 생산체제를 올해 1만 7000대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만큼 시장 반응도 좋아졌다는 의미다. 더욱이 핵심부품인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스텍)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로 활용하며 대한민국의 수소 기술력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까지 현대차가 하고 있다.
14일 현대차가 앞서 발표한 1~2월 판매실적 등에 따르면 올해 수소전기차 넥쏘 판매가 지난해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넥쏘는 지난 1~2월에 710대가 팔렸다. 전년 대비 35.5% 증가한 규모다.
수출을 위해 울산항에서 이동중인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현대차 제공
지난 1월 가격을 낮추면서도 안전과 편의성을 강화한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서 가망고객이 실제 고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추세는 올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역시 올해 넥쏘의 생산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앞서 수소전기차 넥쏘는 출시 첫해인 2018년 국내 판매가 727대에 그쳤다. 순수전기차 대비 다양한 장점이 있었으되 막연한 불확실성 탓에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정부의 제한적인 보조금 역시 넥쏘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이듬해인 지난 2019년에는 4194대를 기록하며 6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5786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38% 증가하는 등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누적판매 1만 대를 넘어섰고, 올해 들어 2월까지 총 1만 1417대가 출고됐다. 글로벌 판매는 지난 1월까지 총 1만 2953대다.
내수를 중심으로 넥쏘에 대한 인기가 커지자 현대차는 지난해 6459대였던 생산을 올해 두 배 이상 늘린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넥쏘 생산은 1만 7000여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시장에서 수소전기차를 양산해 판매 중인 제조사는 현대차를 비롯해 일본 토요타와 혼다가 전부다.
시장조사업체 H2리서치에 따르면 넥쏘의 작년 글로벌 판매량은 6781대(내수 5786대+수출 995대)로 토요타 미라이(1960대), 혼다 클래리티(263대) 등을 크게 따돌리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수소를 활용한 상용차부터 발전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자적이고 독보적인 기술력을 무기로 시장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중이다.
이미 수소발전시스템과 함께 수소 트럭을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며 시장에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해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했으며, 이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스위스에 1600대 규모의 대형 수소트럭을 공급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FCEV'를 수출하기도 했다.
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엑시언트 수소트럭을 유럽에 2만 5000대, 미국에 1만 2000대, 중국에 2만 7000대 수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대자동차의 세계 최고수준 수소연료전지차 핵심기술 수소 스텍(Stack). /사진=현대차 제공
국내에서는 서울과 울산 등 주요 도시에 수소 버스를 투입해 시범 운행하고 있으며, 오는 2028년까지 경찰 버스 802대 모두를 수소 버스로 교체할 계획이다. 오는 7월에는 국내 사양으로 개발한 수소전기트럭을 CJ대한통운과 쿠팡, 현대글로비스와 협업해 물류 사업에 시범 투입할 예정이다.
외부로부터 수소연료전지를 공급받아 수소차 사업에 새로 진출하는 해외 경쟁사들과 달리 현대차는 이미 자체 생산한 수소연료전지를 양산차에 적용해 오랜 기간 판매한 경험이 있는 만큼 앞으로 수소차 시장에서도 월등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비(非) 자동차부문에서도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수출하기도 했다. 스위스의 수소저장 기술 업체인 'GRZ 테크놀로지스(GRZ)' 및 유럽의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수출한 것.
당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해외 수출은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 핵심 기술 수출 승인 이후 진행된 것이었다.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비자동차 부문에 수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수출은 EU집행위원회의 수소경제 전략 발표 직후 이뤄진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첫 해외 판매라는 점에서 친환경 선진 시장인 유럽에서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는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한 제품이기 때문에 새로운 개념의 파워트레인을 양산차에 적용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외부로부터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공급받는다 하더라도 장기간 운행 테스트를 통해 안전성과 신뢰성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