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신종 코로나19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실적 부진이 예상됐지만 대형건설사들의 잇따른 수주로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지연됐던 대규모 사업들의 발주가 재개되면서 실적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 2일 삼성물산 오세철 사장(왼쪽)과 사드 빈 셰리다 알카비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회장이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공사 패키지2 LOA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사진=삼성물산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총 1조8500억원 규모의 카타르 LNG 수출기지 건설공사를 단독으로 수주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Qatar Petroleum)가 발주한 것으로 LNG 수출을 위한 저장탱크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전세계적 LNG 수요 증가에 맞춰 노스필드(North Field) 가스전의 생산량을 늘리고 수출 기지를 확장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단독으로 EPC(기본설계)를 수행하며, 18만 7000㎥의 LNG 저장탱크 3기와 항만접안시설 3개소, 운송배관 등을 시공한다. 공사금액은 1약 1조8500억원 규모이며, 총 공사기간은 57개월로 2025년 11월에 준공한다.
특히 이번 수주는 올해 1~2월 국내 건설업의 해외수주 실적이 위축된 상황에서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해외건설 수주금액은 39억달러로 전년동기 94억달러 보다 58%가량 줄어든 상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다수의 글로벌 LNG 프로젝트와 항만 시공 경험, 카타르 복합발전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입찰 제안을 통해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건설도 창사 이래 최초 페루에서 대규모 공사를 따내 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현대건설은 페루 교통통신부가 발주한 ‘친체로 신공항 부지정지 공사’를 수주했다. 현지 건설사인 HV 콘스츠라티스타(Constratista)와 현대건설(지분률 55%, 약 875억원)의 합작회사를 구성해 현지 지사 개설 후 수주하게 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세계문화유산이자 잉카 유적지인 마추픽추를 여행하기 위해 이용하는 관문인 쿠스코 시내 기존 국제공항을 대체하는 신국제공항을 건설하는 것이다. 연간 600만 명의 수용능력을 갖춘 국제공항을 신설하는 사업이다. 전체 프로젝트 사업비는 5억 달러(약 6000억원) 규모로 총 4㎞ 길이의 활주로, 탑승구 13기의 터미널 1개동을 갖추게 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기존의 공항은 항공 안전 문제와 주민 소음문제 등이 있었다"며 "쿠스코에서 북서쪽으로 약 15㎞ 떨어진 친체로 시에 신국제공항을 건설하게 된다"며 "이번 두 건의 수주는 페루 지사 설립 후 첫 수주와 전통적 텃밭인 사우디에서의 추가 수주로 그동안 현대건설이 쌓아온 공사 수행 노하우와 기술력, 네트워크의 우수성을 재 입증 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DL이앤씨(옛 대림산업)도 새롭게 출범한 이후 최초로 러시아에서 대규모 사업지를 수주하는 쾌거를 이뤘다.
DL이앤씨는 러시아 석유기업인 가즈프롬네프트와 모스크바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에 대한 가계약(Interim Agreement)을 지난 12일 체결했다. 수주금액은 3271억원에 달하며 90일내에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러시아 모스크바 남동부에 위치한 모스크바 정유공장에 수소첨가분해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DL이앤씨가 설계·조달·시공감리까지 단독으로 수행하고 2024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다.
모스크바 정유공장은 2013년부터 총 3단계로 두 개의 증류공장 증설을 포함한 현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사업이 마지막 3단계에 해당한다. 신설 공장은 기존 정유공장 시설과 연결해 천연가스와 석유화학 혼합물을 받아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이용해 등유 및 디젤을 생산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러시아는 석유 매장량이 풍부해 플랜트 사업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며 “러시아의 추위 등 악조건 속에서도 사업을 성공적으로수행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렇듯 대형건설사들의 잇따른 수주 쾌거로 올초 우려했던 수주 가뭄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사업이 중단된 영향이 컸지만, 지연됐던 사업이 정상화되면서 대형건설사들이 해외 시장을 다시 파고들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이 지연 또는 중단되면서 건설사들이 지연배상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지만, 점차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면서 이에 따른 해외 수주 전략을 빠르게 바꾸고 있어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