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선대에도 없던 임직원과의 대화에 나서며 소통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임직원 소통프로그램인 타운홀 미팅에서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1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16일 정의선 회장은 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이날 마련된 타운홀 미팅은 지난 2019년 10월 처음 시작된 것으로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라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이야기'를 주제로 임직원들에게 받은 사전질문 중 많은 직원들이 공감을 받은 것을 정의선 회장이 직접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초 타운홀 미팅은 정의선 회장이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늘리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연 1~2회정도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집합금지 등으로 차질을 빚으며 1년 반만에 온라인방식으로 진행됐다.
첫 타운홀 미팅에서는 참석한 직원들의 질문을 현장에서 받아 대답하는 즉문즉답 형태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온라인으로 진행하다보니 사전질문을 받아 진행하는 방식으로 변형됐다.
정의선 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직원들과의 소통하고 회사의 방향성을 공유하는 수평적 기업 문화의 일환이다.
정의선 회장의 소통에 대한 관심은 부회장시절부터 높은 관심을 보였던 분야다. 앞서 부회장으로 그룹의 의사결정을 해오던 시절부터 다양한 소통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고객과 호흡을 맞춰 나가기 위해 노력해왔던 정의선 회장이다.
이를 위해 등장했던 프로그램은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와 함께 H옴브즈맨, 마음드림 행사 등이 있다. 이를 활용해 현대차그룹은 고객과의 근거리에서 직접 요구사항을 듣고 개선점을 찾아 변화해왔다.
고객이 원하는 차량을 출시한 것에 이어 개선할 사항에 대해서도 빠르게 적용하고 대처하며 새로운 모습의 현대차그룹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계기가 소통창구마련부터 였다.
이를 통해 다양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늘려갔고 저조했던 시장점유율이 원상복귀 되는 등의 성과를 보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임직원 소통프로그램인 타운홀 미팅에서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고객과의 소통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제품 라인업도 젊게 변화해 대중차 브랜드 현대차는 고급차 제네시스를 론칭해 시장에 안착시켰고 젊은 고객들만을 위한 고성능 라인인 N브랜드도 시장에 매니아 층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젊은 고객층을 시장에 유입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하며 새로운 현대차그룹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에도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게 됐다.
이같은 소통경영은 정의선 회장의 젊은 감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과거 회사의 책임자는 그만큼의 무게감을 보여줘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외부활동을 드러내지 않는 모습을 보엿던 것과 달리 최근 적극적으로 알리고 공유하며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자리매김 하는 기저가 반영된 것이다.
이에 정의선 회장 역시 다방면에서 활발한 외부활동을 하고 이를 널리 알리며 시장에서, 또는 직장내부에서도 대중과 직원들에게 친밀감을 형성하며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되는 행보다.
이번 타운홀 미팅에서는 주제에 맞게 현대차그룹의 방향성에 대한 질문과 향후 직원들의 복지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번 ‘타운홀 미팅’은 정의선 회장이 직접 요청해 열렸다.
코로나로 현장 직원들과 만날 기회가 줄어, 현안에 대해 직접 자신의 생각을 말할 기회를 가지려 했다는 게 현대차그룹 측의 설명이다.
정의선 회장은 직원들로부터 총 50여개의 질문을 받아 중복된 것을 제외하고 20개에 대해 답했다.
정의선 회장은 "수소연료전지와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로보틱스 같은 부분은 빠르게 투자해 선두에 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경제계를 대표하는 4대그룹 총수중 처음으로 성과와 보상체계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며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그는 "보상과 승진 관련 제도를 더 정교하게 바꾸고 선진화할 계획"이라며 "회사에 기여한 것에 비해 존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며 "직원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빨리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회장은 끝으로 "올해 타계 20주년인 정주영 창업주와 정몽구 명예회장이 강조했던 것이 신용이었다"며 "그 정신을 배우고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