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내달 청약을 시작하는 강원 '춘천 우두지구 이지더원(EG the 1) 2차'가 미분양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앞선 1차 분양에서 고배를 마신 가운데 춘천 우두택지 개발도 진척이 없기 때문이다.
라인건설은 내달 2일 강원 춘천 우두지구 B-1블록에 짓는 '춘천 우두지구 이지더원 2차'의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1층~지상 25층, 6개 동, 전용면적 67.84㎡ 총 402가구 규모다.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입주시까지 전매 제한이 없고 청약통장과 주택 소유 여부 등 자격 제한도 없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다.
라인건설은 앞서 2019년 7월, 이번에 분양하는 2차와 인접한 지역에서 '춘천 우두지구(B3, 4BL) 이지더원 1차'를 분양했다. 해당 단지는 지하 1층~지상 26층, 16개 동, 총 1310가구로 구성됐다.
이중 가장 많은 가구 수(803가구)를 분양한 84㎡ 타입은 1순위, 2순위 청약이 종료 될 때까지 단 126명이 접수하며 총 677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52가구를 분양한 67㎡B 타입은 1순위 청약에서 27가구가 미달됐으나 2순위 청약에서 1.33대 1의 경쟁률로 미분양을 면할 수 있었다. 67㎡A 타입 역시 1.63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춘천 우두지구 이지더원 2차 조감도./사진=라인건설
대규모 미분양을 쏟아냈던 춘천 우두지구 이지더원 1차의 흥행 실패는 열악한 입지가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춘천의 공공기관, 문화시설, 대학교 등이 위치해 있는 구도심 및 주요 번화가는 모두 소양강 이남인 강남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소양2교를 통해 소양강 이북으로 넘어가야 닿을 수 있는 우두동, 사농동 등 강북은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딘 상태다.
이에 춘천시는 강북 지역 개발을 위해 2004년 춘천 우두택지 개발사업을 발표하고 2005년 이곳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했다.
하지만 도의 도유지 제척 요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금난 등으로 면적이 3분의 1로 축소됐다. 이후에도 춘천 시내 미분양이 증가하고 주택 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택지지구의 공동주택용지를 매입한 민간건설사도 분양 계획을 지연시키며 아파트 단지 및 상업시설 공급이 재차 미뤄졌다.
반 쪽짜리 택지 개발 계획으로 남게 된 우두택지는 현재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강원도청이나 춘천시청 등 공공기관, 강원대병원·한림대병원 등 대형병원, 여러 쇼핑시설에 닿기 위해서는 소양2교를 건너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 용산역까지 연결된 남춘천역과 춘천역 역시 소양강 이남에 위치해 있다.
50여년간 춘천에 거주 중이라고 밝힌 자영업자 이 모씨(54)는 "(춘천 우두지구 이지더원 2차는) 최근 e편한세상, 푸르지오 등 브랜드 아파트들이 들어선 춘천의 주요 주거지역과 동떨어져 있는 한적한 곳에 위치한 입지"라며 "우두택지 개발 사업은 지구지정이 된지 15년이 넘었는데 아직 큰 진척이 없어 주민들의 호응이 적다"고 말했다.
춘천 우두지구 이지더원 1차의 미분양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라인건설 관계자는 "1차에서 나온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모두 완판됐다"며 "이번 분양하는 이지더원 2차는 기존 춘천의 구도심과 떨어진 신도심에 조성되는 단지라 인프라 관련 우려가 많은데, 인근 LH 아파트도 준공을 마쳤고 택지 내 상업지구나 부지 내 상가까지 들어서면 인프라 문제는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